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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덴마크

Mikkeller Beer Geek Breakfast (믹켈러 비어 긱 브랙퍼스트) - 7.5%

by 살찐돼지 2014. 12. 23.


맥주 양조가라는 수식어보다는 맥주 실험가라는 표현이 어울릴 법한

덴마크의 믹켈러(Mikkeller)는 맥주 비즈니스 통념상 워낙 괴이한

맥주들을 판매하기 때문에 맛 보다는 재미로 마시는 맥주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따라서 이른바 원 킬(One Kill) 맥주, 비싼 가격이니 한 번 마시고 마는

타입의 맥주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는

믹켈러의 검은 맥주들, 특히 스타우트/임페리얼 스타우트 류는


믹켈러 맥주들 가운데서 가장 퀄리티 면에서나 안정성 면에서나

나름 보장되어있다고 보기 때문에 자주 찾을 만한 맥주라고 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믹켈러(Mikkeller)의 맥주들 -

Mikkeller Big Worse (믹켈러 빅 워스) - 12.0% - 2010.11.10

Mikkeller 黑 (믹켈러 흑) - 17.5% - 2010.12.20

                               Mikkeller Monk's Elixir (믹켈러 몽크스 엘릭서) - 10.0% - 2013.03.10

Mikkeller Hop Burn Low (믹켈러 홉 번 로우) - 10.0 - 2014.03.24

Mikkeller It’s Alive! (믹켈러 잇츠 얼라이브) - 8.0% - 2014.10.14



Breakfast Stout 라는 이름, 뭐 미국의 유명한 파운더스(Founders) 사의

어린 아이가 씨리얼을 먹고있는 그 맥주가 바로 연상되는 분도 있을 겁니다.


오늘 시음하는 믹켈러 제품 역시 파운더스의 것과 마찬가지로

맥주 스타일은 오트밀 스타우트(Oatmeal Stout) 계열에 들어갑니다.


약 25% 정도의 오트밀이 이 맥주의 맥아 레시피에 포함되었다고 하는데,

1/4 수치라면 상당한 수치로 오트밀이 선사하는 진득함과 매끄러움과 함께

고소한 곡물 맛 등이 나타나기 때문에 어딘가 모르게 든든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Oatmeal 스타우트 곁에 자주 따라다니는 단어가 Breakfast 로

아침부터 맥주마시라는 것이 아니라 Oatmeal 의 재료적 성향을

든든한 아침 시리얼과 같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갈색 거품에서 짐작했지만 색상은 아주 검습니다.

거품의 두께는 얇게 형성되었으며 유지력은 그럭저럭입니다.


커피의 향이 강합니다. 약간의 커피 우유와 같은 달콤함이 있고

곡물에서 나오는 고소함과 함께 홉의 알싸함/찌릿한 향이 납니다.

향 자체는 스타우트류에서 기대할 만한 것들로 특이한 면모는 없습니다.


처음에 입에 맥주를 넣을 때 약간의 탄산의 바삭함이 있었으나

이후 밀고들어오는 액체의 점성이 꽤 쫀득하고 씹히는 경향입니다.

 맥주 무게감도 자리잡고 있어 쉬이 넘기지는 못하겠지만

오트밀 스타우트라고 하려면 이정도는 되야 되지 않을까 봅니다.


커피원두의 로스팅 된 맛과 약간의 커피 산미가 찾아옵니다.

카라멜 맥아의 단 맛 등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커피나 검은 맥아, 홉 등의 맛이 더 튀게 느껴집니다.


귀리(Oat)의 고소함은 군데군데서 느끼는 정도로 맥주의 맛을

확 휘어잡는 양상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생각보다 홉(Hop)이

중반에서 후반부로 갈 수록 씁쓸한 맛의 여운을 상당히 남김과 동시에,


약초나 허브, 풀잎 류의 맛 등이 커피 맛과 어울러져 드러납니다.

사실상 홉의 맛과 커피 맛이 좌지우지 하는 맥주라고 느꼈습니다.


정갈하거나 세련된 느낌의 오트밀 스타우트는 아니었습니다.

반대로 약간 거친 느낌도 있는 매니아 취향의 스타우트로

대중들에게는 쓴 맛 때문에 어필하기는 다소 힘들것 같았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맛있게 마신 맥주였습니다. 달지 않은 가운데

스타우트의 핵심적인 맛이 두루 나타난 맥주여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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