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출신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닌카시(Ninkasi)에서
한정판으로 그랑 크루(Grand Cru) 맥주들을 내고 있는데,
와인 국가라 출신답게 그들의 Grand Cru 는
와인과 맥주의 결합이라는 일관된 컨셉을 가졌습니다.
기본적으로 맥아와 홉 등이 들어가지만 발효는
리슬링 와인 효모로 발효했으며, 이후 와인을 담은
오크 통 or 오크 칩을 넣어 몇 개월간 숙성을 거쳐 완성됩니다.
- 블로그이 리뷰된 프랑스 닌카시(Ninkasi) 양조장의 맥주들 -
Ninkasi Noire (닌카시 누아르) - 6.6% - 2017.02.02
Ninkasi Triple (닌카시 트리플) - 9.0% - 2017.11.22
Grand Cru 의 큰 틀은 이와 같은 컨셉이며,
그 안에서도 3 종류의 다른 스타일이 존재합니다.
이를 #001, 002, 003 등으로 구분지어놨으며,
오늘 제가 시음할 제품은 #002 에 해당합니다.
참고로 #001 은 발리 와인(Barley Wine)이며,
#003 은 체리가 들어간 크릭 와인(Kriek Wine),
이번 주인공 #002 는 위트 와인(Wheat Wine)입니다.
[Wheat Wine 에 관련된 간략 정보는 이것을 참고]
맥주이지만 와인(Wine)이라는 스타일 별칭을 달고 있는
종류들을 Grand Cru 의 식구들로 초대한 것 같네요.
맑진 않아도 심각하게 탁한 맥주도 아니었으며,
색상도 호박(Amber)색 이상으로 짙을 것 같았지만
실제 색은 페일 에일 마냥 짙은 금색에 가깝습니다.
첫 향은 맥주라기보다는 와인 쪽에 가까웠습니다.
리슬링 와인이나 복숭아, 리치 등등을 연상시키는
새콤한 과일 향이 있는데, 사용된 홉 들을 봤을 때
홉으로 구현한 맛은 아닐 것이라 예상됩니다.
기본적으로 맥아 중심적인 Wheat Wine 이기에
산뜻함보다는 약간의 진득한 시럽같은 단 내도 있고,
나무 배럴의 흔적이라고 보는 향도 소량 나왔습니다.
탄산감은 많은 편은 아니고 살짝 무디게 왔습니다.
향에서 전달되는 요소들을 봤을 땐 탄산기가 있고
무게감이 가벼워서 여름철 마시기 좋게 설계된
맥주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테지만,
역시 맥주로서 기본 스타일이 Wheat Wine 이라
밀에서 나온 단백질 덕분인지 찰진감도 있고,
차분하고 안정감있으면서 너무 무겁진 않지만
진중함에 새콤 산뜻한 풍미가 결합해있었습니다.
향에 어느 정도 적응 된 상태에서 표현하는 맛이라 그런지
첫 맛은 위트 와인에서 나오는 단 맛이 분명했습니다.
취향에 따라 다소 느끼할 수 있는 밝은 맥즙의 엿기름 맛 바탕에
향에서와 마찬가지로 리슬링이나 핵과일류의 새콤함이 퍼지며,
아주 소량의 홉에서 나온 솔,풀 같은 맛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와인과 결합한 맥주이지만 Sour 속성의 맛들인 산미라던가
쿱쿱하고 퀴퀴한 쪽과는 거리가 있고, 마시고 있으면
매우 맥아적 성향의 Wheat Wine 에 충실한 것 같다고
맛이나 질감-무게감 등에서 여러모로 전달되었습니다.
뒤에 남는 쓴 맛은 없으며 살짝 텁텁한 곡물의 고소함이 남고,
도수는 10.5 % 나 되지만 알코올 맛은 그리 주효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맥주는 오래전에(2017년?) 구매한 후 저만의 맥주 저장고속에
장기간 보관 후 날짜가 임박해오자 꺼내서 마시게 된 제품인데,
작년에 마셨으면 조금 더 다채로운 맛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지금 느낀 맛은 뭐랄까 트렌디하지는 않았으며,
더불어 Wheat Wine 이라는 낯선 스타일에 화이트와인 같은
특징이 가미가되어서 컨셉이 복잡하게 얽힌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못 마셔 보던 맛' 이라는 점에서
오랜만에 흥미롭고 재미있는 맥주를 만난것 같아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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