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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시음기

[2016.02] Paulaner Salvator (파울라너 살바토르) - 7.9%

by 살찐돼지 2016. 2. 22.


파울라너 더블다크복비어 살바토르입니다.
오른쪽은 파울라너에서 새로 나온 뮤직글라스입니다.
글라스 밑부분에 작은 음악재생기가 달려서
건배를 하고 내려놓으면 1/3확률로
음악이 나옵니다. 
음악이 다양하지 않고
단조로운 하나의 멜로디만 나오는데
가끔씩 넋놓고 마시다가 음악이 나오면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랠 때가 있습니다. ㅋ


Paulaner Salvator (파울라너 살바토르 도펠둔켈 복) - 7.9% - 2009.07.01



맥주에 관한 지식이 미천했던 블로그 초창기 시절,

저는 이 맥주가 그냥 도수가 많이 높은 흑맥주인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 맥주가 도펠복(Doppelbock)이라는 스타일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있는지도 알지 못한 채,

그냥 음악이 나오는 글라스의 얘기만 하고 있었네요.


참고로 지금도 파울라너 뮤직 글라스는 한국에 소장중입니다.

잔 밑부분에 수은 전지만 갈아주면 건배시 음악이 재생됩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2010년까지는 홈플러스에서 구할 수 있던 맥주로

파울라너 헤페바이젠보다 당연히 가격은 좀 더 높았습니다.


그러나 도펠복(Doppelbock) 스타일의 여러 특성이 대중적이지 못해,

그로부터 약 5년동안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는 맥주가 되었습니다.


그사이 동지였던 파울라너 헤페바이젠은 마트 행사의 효과를 누려

필스너 우르켈과 함께 마트 행사에서 꼭 집어야할 맥주가 되었고,


파울라너(헤페바이젠) 브랜드의 급격한 국내 인지도 상승으로 인해

살바토르도 대형마트에 근래 재입점되었으나.. 뭐 도펠복은 어쩔 도리가.. 



라벨에 있는 그림을 보면,
맥주를 만든 빨간옷의 수도승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영주에게 바치는 그림입니다.

파울라너는 수도승들이 만들던 맥주에서 시작했습니다.
파울라나 가운데 마크를 보면
수도승의 얼굴이 있습니다.

프란치스카너,아우구스티너, 바이헨 슈테파너등도
수도승들이 만들기 시작한데서 기원한 맥주에 속합니다.




정작 국내에서 유명한 파울라너 헤페바이젠, 즉 밀맥주 타입의 맥주는

파울라너가 밀맥주의 원조라고 보기는 어려운 스타일입니다.


 그러나 파울라너의 살바토르(Salvator)는 도펠복의 역사를 서술하려면

꼭 등장할 수밖에 없는 맥주로 많은 독일 도펠복에 영향을 줍니다.


몇몇 유럽의 수도원계 맥주들이 그렇듯 도펠복(Doppelbock)도

벨기에의 트라피스트처럼 금식기간에 마시기위한 액체 빵이었습니다.


살바토르라는 이름도 Salvator, Savior 라는 구세주 예수에서 온 것으로

이후 세속양조장에 귀의되면서 대중 시장에도 풀리게 됩니다.


-ator 로 끝나는 어미가 독일 도펠복의 고유한 특징이며,

이는 크래프트 맥주계에의 도펠복들에도 모방되었습니다.


그리고 꽤 많은 크래프트-홈브루쪽 도펠복들의 이름으로

Terminator 가 발견됩니다. 진짜 살인을 부르는 작명센스네요....



일반적으로 복비어가 떫으면서 나는 달고신맛이 특징인데
파울라너 살바토르는 
적당한 쓴맛과 약간의 초컬릿맛과 과일향 그리고
 부드러움과 진득함으로 마무리해주고 있군요.

 파울라너 살바토르는
도펠(더블)BOCK 이기는 하지만
좀더 강한 알코올 맛과 쓴맛
그리고 신맛이 뚜렸해 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역시 복비어라 금방 몸이 따뜻해지고 달아오르기는 하네요 ㅋ
무더운 여름오후 리뷰를 쓰는 내내 땀이나서 혼났습니다. ㅋㅋ



살짝 탁하며 색상은 갈색에서 고동색을 띕니다.

흑맥주라 불릴정도의 검은색, 흑색을 띄지 않습니다.


맥아 중심적인 맥주의 결정체 도펠복(Doppelbock)인만큼,

향에서도 맥아의 진한 향기들 위주로 드러났습니다.


노릇하게 잘 구워진 곡물빵이나 토스트와 같은 향,

고소함과 동반하는 카라멜과 같은 단 내도 있고,

약간의 초컬릿과 붉은 건과일류의 향도 납니다.


독일 맥아로 설명하면 뮈닉-카라 아로마-멜라노이딘 같은 향이네요.


도펠복(Doppelbock) 스타일이 전형적인 Full Body 맥주이나..

임페리얼 스타우트나 더블 IPA, 아이스 복 등등에 단련되었다면

완전한 Full Body 라기보다는 Medium-Full 에 걸치는 느낌일겁니다.


그러나 페일 라거 위주의 맥주 시음을 했다면 엄청 부담스러울 겁니다.

그리고 탄산의 함유량은 많지 않아 진득하게 즐기기에 방해되지 않습니다.


바디감이 느껴지는만큼 단 맛도 고소한 맛 등도 나타납니다.

향과 맛이 거의 일치하는 맥주로 카라멜, 토스트 빵 같은 맛입니다.


느끼하게 다가올 수 있는 버터스카치 같은 맛은 거의 없었으며,

미력하게 새콤함을 주는 건과일-꽃-허브 같은 맛 등도 발견됩니다.


2009년의 리뷰에서는 신 맛이 났다고 서술하고 있는데,

Sour 계와는 관련이 없는 도펠복(Doppelbock)인만큼

이는 맥아나 약간의 홉이 기운을 시다고 표현한 것 같네요.


홉의 씁쓸함은 존재감이 없고 맥아의 단 맛과 고소함의 여운이 남으며,

알코올 도수에서 오는 따뜻한 감과 약간의 술 맛 등도 느낄 수 있습니다.


저 당시만해도 파울라너 살바토르를 마시고 넉다운되었지만

지금은 술이 늘었는지 크게 내상을 입지는 않았습니다만..


생각해보니 독일에서는 500ml 용량의 제품을 마셨던거군요.

참고로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살바토르는 전부 330ml 입니다.


그리고 독일의 시중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맥주들 가운데,

살바토르를 위시한 독일의 도펠복(Doppelbock)들이

대중시장에서는 가장 강력한 제품들입니다.


뭐.. 독일이나 우리나라나 필스너나 바이젠에 치여서

비인기 종목으로 한 구석을 차지하는건 매한가지입니다.

고도수라 비싸서 선택되지 못하는 이유도 큽니다.


아무튼 맥아 중심적인 제품(Malty)에서도 어두운 계열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만족감을 주는 살바토르(Salvato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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