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애드넘스(Adnams) 양조장에서 제조하는
으스스한 이름의 유령선(Ghost Ship) 맥주는,
스타일상 페일 에일에 속하지만 영국식 느낌보다는
영국과 미국의 혼종과 같은 성향을 지닌 제품입니다.
그런 이유는 페일 에일의 맛을 내는 홉(Hop)을
미국산 시트라(Citra) 홉으로 내었기 때문이며,
언급되진 않지만 다른 미국산 홉들도 들어갔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애드넘스(Adnams) 양조장의 맥주들 -
Adnams the Bitter (애드넘스 더 비터) - 4.5% - 2010.04.22
Adnams Broadside (애드넘스 브로드사이드) - 6.3% - 2010.06.27
Adnams Innovation (애드넘스 이노베이션) - 6.7% - 2010.09.24
Adnams Triple Knot (애드넘스 트리플 낫) - 10.0% - 2017.07.06
따라서 이 제품은 애드넘스(Adnams)가 그간 보여줬던 행보인
전통 영국 에일 양조장이지만 요즘 트렌드인 크래프트 맥주도
취급하는 것으로, 그 취지의 선두가 되는 맥주가 '유령선' 입니다.
조금 의아한 것은 밝고 명랑한 페일 에일의 특성인데 반하여
이름은 Ghost Ship 이라는게 딱히 어울리지는 않습니다.
그 유래는 Adnams 가 관리하는 영국의 펍(Pub)들 가운데,
Walberswick 지역의 The Bell 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Walberswick 지역은 예전부터 주변 해안에
괴상한 잔해들과 밀무역선들이 출몰하던 곳이었습니다.
이 스토리에 영감을 받은 Adnams 가 기획한 맥주가
오늘 시음하게될 Ghost Ship Pale Ale 입니다.
The Bitter 도 그렇고 영감을 얻는 소스가 참 특이합니다.
탁월하게 맑진 않아도 어느정도 맑은 편이며,
금색과 호박(Amber)색의 중간쯤 색을 띕니다.
시트라(Citra)를 위시한 미국 홉의 향연일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생각보다 영국적인 색채가 강합니다.
우선 살구, 감귤, 풀, 송진과 같은 향이 있었지만
다소 고소한 맥아의 향과 비누나 생강 같은 향,
농익은 과일, 장미와 같은 향도 슬쩍 나옵니다.
영국 페일 에일처럼 탄산감이 터지진 않았고,
무게감은 가벼워 마시기에는 편했습니다.
질감은 살짝 진득한 감이 나타나주긴 합니다.
맥아에서 카라멜이나 토피(Toffee)스러운
단 맛이 깊게 깔리는 맥주는 아니었으며,
대체로 깔끔한 바탕에 홉에서 나와주는
풀, 감귤, 흙 느낌 등이 혼재되어 살짝 나타납니다.
홉의 캐릭터가 세차게 나오지는 않았었고,
붉은 과일의 영국 효모 에스테르 같은 맛과
고소한 비스킷과 같은 맥아 맛 등이 남아줍니다.
쓴 맛은 없지만 위의 맛들로 장식되는 느낌이네요.
음용성이나 느낌 자체는 심플하지만
그 가운데 이것저것 많이 들어간 맥주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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