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대한민국 내에서 희귀하고 독특한 맥주를 찾아 마시는
비어헌터(Beer Hunter)라 자부한다면 충분히 알 만한 맥주,
캐나다 앨버타주 애드먼턴市 출신의 앨리 캣(Alley Kat)입니다.
국내에는 그냥 '앨리 캣'이라고 알려져있는 맥주이지만,
사실 앨리캣은 해당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의 이름이고,
한국내 페일 에일(Pale Ale)의 정식 명칭은 Full Moon입니다.
음지에서 주로 활약하는 숨겨진 수입 맥주이기는 하지만,
메이저, 마이너를 막론하고 생맥주 가운데서는
특징적인 맛과 가격 등이 개념있다 생각하던 맥주입니다.
제가 오늘 리뷰하는 '앨리 켓 보름달' 은 병으로 된 제품이지만..
아직까지는 펍이나 레스토랑 등에서 생맥주로만 판매될 뿐,
병이나 캔 제품으로는 구할 수는 없는 맥주입니다.
앨리 캣 양조장의 역사는 1994년에 시작되었습니다.
자가양조(Home Brewing)만 하던 Neil Herbst 란 사람이
상업적으로 자신의 맥주를 판매하기를 결심하고선
설립한 양조장이 앨리 캣(Alley Kat)입니다.
첫 시작에는 Wheat Ale 과 Amber Ale, 단 두종류였지만
18년이 흐른 현재는 레귤러로 '풀 문'을 포함한 총 6개의 맥주와
스페셜 & 계절맥주 등도 양조하고 있는 곳이 되었으며,
에드먼턴(Edmonton)에서는 가장 오래된 양조장,
앨버타 주에서는 4번째로 역사가 긴 곳이라고 합니다.
아직 20년을 채 넘기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
국내의 Ka-Brew 라는 곳에서 수입하는 맥주인데,
재미있는 사실은 앨리 캣(Alley Kat)에게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맥주 수출국이라는 점입니다 ~
붉은 빛이 감도는 '앨리 캣' 보름달 맥주에서는
홉의 향이 두드러지게 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마치 감귤이나 레몬과도 비슷한 과일 향이었습니다.
아메리칸 페일 에일(APA) 스타일에서 탄산은 그렇게까지
중요 요소는 아니지만, 그래도 심심하지 않을 정도는 있으며,
홉의 향긋함과 상큼 화사함 때문에 괜시리 질감이나 무게감도
가볍게 느껴질 법 하다가도.. 카라멜과 같은 진득함이 출현하여
마냥 가볍지도, 그렇다고 묵직함도 아닌 중도를 유지시켜 줍니다.
'앨리 캣(Alley Kat) 보름달' 을 들이키면 가장 먼저 접하는 맛은
향에서 느꼈던 것과 일치하는 맛인 감귤 or 레몬과 같은
과일의 상큼함과 뭔가 씁쓸함이 동반되는 맛입니다.
맥주라는 넓은 세계에 입문하기 시작한 분들께서
아직 확실히 파악되지 못했다고 종종 말씀하시는 홉의 맛을
앨리 캣에서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데, 라거에서는 찾기 힘든 맛이죠.
분명 홉의 특징이 두드러지는 '앨리 캣 보름달' 이지만
전면에 드러나는 홉의 맛 뒤편에는 카라멜과 같은 달달함이 있는데,
이는 맥아에서, 특히 특수맥아인 카라멜 맥아에서 비롯한 것으로,
만약 이같은 맥아의 맛이 든든하게 받쳐주지 않는다면
뭔가 맹하고 가벼운 물과 같은 풍미를 맥주가 지니게 됩니다.
라이트 라거나 페일 라거등에서 주로 접하는 풍미가 되죠.
그렇게 된다면 질감은 가볍고 맹한 맛이 바탕에 깔렸는데,
홉의 씁쓸함과 상큼함만 무지하게 강한 맥주가 되어 균형이
맞지 않게 되는데, 앨리 캣 보름달은 그 균형면에서는 합격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앨리 캣의 장점은 맥주 매니아와 입문자 & 초보자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맛과 풍미를 지닌 것이라고 봅니다.
자칫하면 지나쳐서 너무 쓰게 다가올 수 있는 홉의 풍미를
잘 조절하여 과일 맛이 풍성하도록 유도해 입문자에게도 거부감없고,
진득함과 무게감도 적당하여 마시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로 마시는 '맥주' 에는
앨리 캣과 같은 특징, 특히 홉의 풍미가 적기 때문에
처음 마시는 사람에게 이는 상당히 새로운 충격을 줄 수도 있으며,
맥주 매니아가 되는 하나의 관문인 '홉맛 중독' 에
입문하게 도와줄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드문 맥주입니다.
신나게 글을 작성하고 보니 시음부분이 정말 길었는데,
평소 제 글을 읽으셨던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특징 없는 맥주에는 시음파트의 글이 매우 짧습니다.
그만큼 '앨리 캣 보름달' 은 마셔 볼 가치가 있으며,
적극 추천하는 저의 마음이 장문의 글에 담겨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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