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늦은 시즈널 맥주 리뷰로 붉은 노을이 지는 바탕에
펌킨(Pumpkin) 과 Fall 에서 유추할 수 있는 가을 정취로
앤더슨 밸리의 폴 호닌(Anderson Valley Fall Hornin’)으로
미국 가을 계절 맥주의 대표 스타일인 펌킨(서양 호박) 에일입니다.
공식적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첫 펌킨 에일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펌킨 파이의 성격을 담아낸 펌킨에일 답게 여러 향신료들
계피나 넛맥이 서양 호박과 함께 어울려져 있습니다.
사실 늦겨울인 2월에는 가을에 어울리는 펌킨 에일보다는
윈터 솔스티스(Winter Solstice)와 같은 맥주가 어울리겠으나
동지도 지난지 되었기에 이제는 봄시즌을 기다려야 되겠네요.
- 블로그에 리뷰된 앤더슨 밸리(Anderson Valley)의 맥주들 -
Barney Flats Oatmeal Stout (바니 플랫 오트밀 스타우트) - 5.7% - 2011.08.03
Boont ESB (분트 엑스트라 스페셜 비어) - 6.8% - 2011.08.17
Boont Amber Ale (분트 앰버 에일) - 5.6% - 2011.09.10
Poleeko Pale Ale (폴리코 페일 에일) - 5.0% - 2011.11.02
Hop Ottin' IPA (홉 오틴 인디아 페일 에일) - 7.0% - 2012.01.19
Anderson Valley Imperial IPA (앤더슨 밸리 임페리얼 IPA) - 8.7% - 2012.11.16
펌킨 에일(Pumpkin Ale)은 전형적인 몰티(맥아)와 향신료가
압도적으로 우세하게 나타나는 맥주 스타일입니다.
보통 새로운 맥주에 입문할 때 확실한 충격을 선사하고 중독되는게
효모(바이젠)중심 맥주나 홉(PA,IPA)중심의 맥주인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맥아중심적인 맥주는 달아서 물리거나 넘기기 쉽지 않은 등
음용성이 좋지 않다는 점을 지적받아 홉,효모 맥주들 보다 조명을 덜 받습니다.
게다가 펌킨 에일은 우리나라 식성에 낯설은 펌킨 에일이라는
향신료 범벅의 파이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몰티한 맥주들 가운데서도 평가가 호불호가 많이 갈립니다.
펌킨 에일과 같은 가을 맥주 컨셉으로는 아예 국내 양조장에서
한국사람 입맛과 정서에 맞는 재료로 몰티하게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색상은 갈색, 고동색을 띕니다. 거품의 두께는 얇게 드리우며
거품층의 유지가 곧 잘 된다는 인상을 받진 못하였습니다.
계피향이 가득한 서양 호박 페이스트의 향기가 압도적입니다.
더불어 진한 카라멜류의 단 맛이 은근히 느껴졌으나
사실 향은 향신료 + 호박이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탄산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뒤이어 들어오는
맥아적인 성향의 부드럽고 걸쭉하며 매끄러운 점성과
무게감으로 인해 급속도로 입 안에 묵직한것으로 차버립니다.
졸인 카라멜이나 당밀과 같은 단 맛이 초반에는 느껴졌지만
점성이나 무게감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입을 질척이게하는
단 맛이 오래동안 남지 않고 예상보다 개운하게 드러납니다.
그렇다고해서 페일 라거처럼 깔끔하고 산뜻함까진 아니었습니다.
이후 계피, 생강, 펌킨 류의 기대할 수 있는 그 맛이 딱 등장하며
입안을 화하게 해주지만 아릴정도로 향신료가 강하진 않았습니다.
앤더슨 밸리에서 만든 펌킨이라는 것을 자각한 순간
중도를 지킨다는 성향이 펌킨이라는 자극으로 무장된
스타일의 맥주에도 어김없이 적용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네요.
펌킨 에일쪽에서는 다소 얌전하고 시음성이 좋은 편이니
펌킨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던 분들에겐 알맞을 제품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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