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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일본

Baird Suruga Bay Imperial IPA (베어드 수루가 만 임페리얼 IPA) - 7.8%

by 살찐돼지 2012. 5. 26.

 

베어드(Baird)는 일본 Numazu 라는 작은 어촌에 위치한 곳으로,

수도 도쿄에서 남서쪽방향으로 기차로 약 2시간 걸린다고 합니다.

 

일본 여성과 결혼한 미국 Ohio 주 출신인 브라이언 베어드가

2001년 단 30L 의 양조시설만을 갖추고선 시작한 맥주사업으로,

 

하지만 30L 의 양조시설은 2년 후 10배인 300L 로 성장하였고,

2006년에는 1,300L 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만약 브라이언 베어드가 한국 여성과 결혼하여 한국에서

맥주사업을 꿈꿨다면 분명 일장춘몽이 되었을 겁니다.

 

초창기 30L 의 양조시설로 일년 내내 숨만쉬고 맥주를 만들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기준 미달로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 되었겠죠.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지비루(마이크로 브루어리)가

각지에 설립되고 융성한 것도 아니기에 시설 갖춘들 외로운 길을 걸었겠죠.

 

 

베어드(Baird) 양조장에서는 총 10 종류의 정규 맥주들을 생산하는데,

그들 가운데서는 오늘 소개하는 Suruga Bay Imperial IPA 가

가장 강력한 도수와 풍미를 뽐내는 제품이라고 합니다.

 

Imperial IPA 는 쉽게 설명하자면 일반 IPA 의 강화판으로

보다 묵직한 질감과 무게감에 더 씁쓸한 홉의 특징을 장착한 것인데,

Stout → Imperial Stout 에서 착안한 명칭이라고도 알려져 있죠.

 

Imperial 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맥주들은 홉의 특색이 강해서

미국의 마이크로 브루어리들과 미국 맥주매니아들이 흠모하는 스타일인데,

미국 출신 브라이언 베어드도 Imperial 시리즈들을 좋아하나 보군요.

 

 더불어 병입시 주입한 효모를 통해 맥주에 깊고 복잡한 풍미를 부여했다는데,

이는 마치 수루가 만(Suruga Bay)의 깊이와 견줄만 하다며 설명하고 있습니다.

 

홉의 씁쓸함과 상쾌함이 배가 된 Imperial + 심해의 깊은 촉감이라니..

가만보면 이거 왠만한 사람아니면 견뎌내기 힘들 것 처럼 겁을 주는 것 같네요..

 

 

역시 명불허전의 홉의 내음이 맥주에서 가득 풍기고 있었는데,

풀때기 같은 향기가 감귤(Citrus)내음과 합쳐져 코를 즐겁게 하고 있었습니다.

 

지나쳐서 코를 찌르지는 않던 그 향기는 두껍지는 않으나

진득하고 지속력이 깊은 거품층을 뚫고 나온 것이었으며,

탄산량은 심심함을 해소하여줄 만큼만 적당히 있었습니다.

 

질감 & 무게감에서는 그냥 7.8%라는 알콜도수에 맞는 수준이었지

특별히 지나친 느낌은 저에게는 없었는데, 그래도 상당히 진한 질감과

꽤나 깊은 무게감은 일반적인 라거 입맛의 분들께는 큰 부담이 되겠네요.

 

묵직하고 질은 질감때문에 분명 맥아에서 오는 카라멜 스런 단 맛(Malty)이

마시는 이 맥주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느껴보려고해도

강력한 홉의 세력이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는게 맛의 맹점이었습니다.

 

90 분의 홉 끓이기 + 두 번의 드라이 홉핑(홉을 발효끝난 맥주에 넣는 과정)은

맥주에서 홉의 특색을 강화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기에,

그 결과물인 Suruga Bay Imperial IPA 는 홉의 독점이나 다름없습니다.

 

분명 홉의 향기는 지나치지 않게 향긋하다고 했지만..

홉의 맛은 제가 느끼기에도 좀 두려울 정도인데,

초반에 레몬과 같은 상큼함을 느낄 찰나 엄청난 쓴 맛이 도래하여

모든 맛을 밀어내버리고 장악하기에 맛의 균형은 좋지 않은 맥주였습니다.

 

미국의 '홉 중독자' 들에게 환영받을 스타일의 맥주로,

홉의 폭격에 혀가 만신창이되고 싶다면 고르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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