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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Base Camp Pilgrimage Saison (베이스 캠프 필그리메이지 세종) - 7.1%

by 살찐돼지 2016. 5. 12.


국내 수입 제품명 표기에는 Saison 을 세션이라 했지만

세션은 Session IPA 를 비롯한 '풍미를 살리되 도수는 낮춘'

맥주들에 쓰이는 용어라 혼동을 줄 여지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베이스 캠프의 필그리메이지 세종은

알코올 도수가 7.1%라 정석적인 세종들 가운데서

결코 도수가 낮은 쪽이 아니라서 '세션'은 어색합니다.


아무튼 옛 느낌이 물씬 풍기는 병이나 코르크 마개로

봉인된 대용량 샴페인 병에 담겨 출시되는 세종(Saison)이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느낌의 알루미늄 캔,

그것도 탱크를 박살내줄 것 같은 수류탄 모양의 캔에

담겨져 있으니 마주하는 기분이 또 어색해집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베이스 캠프(Base Camp) 양조장의 맥주들-

Base Camp In-Tents IPL (베이스 캠프 인 텐츠 인디아 페일 라거) - 6.8% - 2015.12.10



베이스 캠프(Base Camp) 양조장의 설명에 따르면

벨기에적 느낌과 미국 북서부의 특징을 결합했다하며,

벨기에→ 미 북서부 Pilgrimage (순례)의 이름이 와닿습니다.


미국적인 느낌이라하면 왠지 Cascade 나 Simcoe, Citra 등의

홉들을 자비없이 넣어 IPA 같은 세종 맥주를 만들것 같지만,


미국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에서 IPA 등의 홉 향기를

강화하기 위해 저장조에 홉을 넣는 드라이 홉핑이 감행되긴 했으나


쓰여진 홉이 윌라멧(Willamette)이라는 오레건 주에

걸친 계곡의 이름을 딴 미국 북서부 지역의 홉으로,


이는 '전형적인(?)' 미국의 새콤 상큼한 홉 맛과는

거리가 있는 약간 영국이나 유럽 홉 느낌이 나는 종자입니다.


그리고 Grain of Paradise 라는 향신료가 첨가된 건 덤입니다.



혼탁한 감에 누런 금색, 연주황색을 띕니다.


오렌지나 사과, 황도 등의 과일 향이 코를 찌르고

살구 잼이나 캔디 등의 단 내가 자리잡혔습니다.


향신료의 향도 상당한데  Grain of Paradise 의

효과로 보이는 알싸하고 매운 향이 느껴집니다.

단순 세종 효모의 발효 향으로는 불가한 것 같았습니다.

미약한 나무나 흙과 같은 향도 맡을 수 있었습니다.


탄산감은 전달되나 따끔거려 찡그릴 정도는 아니며,

입에 닿는 느낌은 도수에 비해 상당히 가볍고

연해서 마시는 것 자체는 편하다고 느꼈습니다.


맥아에서 비롯한 시럽이나 꿀, 과일 잼 등의 단 맛이

딱히 베이스를 깔아준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담백하고 개운한 양상으로 진행됩니다.


Base Camp Pilgrimage Saison 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Spicy 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향과 반대로 과일 맛이 미각에 반응이 오는 빈도가 적었고,

후추와 같은 향신료의 알싸한 맛이 집중적으로 퍼집니다.


후반부에서는 쓴 맛은 적으며 살짝 곡물스런 고소함으로

마무리되나 개인적으로 정갈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세종(Saison)이라는 맥주 스타일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바이젠이나 벨지안 화이트처럼 대중친화적인 맛으로,


혹은 농장 헛간의 건초의 텁텁함이나 강한 향신료의

풍미를 뿜어내는 재미있지만 넘보기 어려운 맥주 등

다변화가 가능해서 미국 크래프트 양조계에서 자주 다뤄지는데,


 Base Camp Pilgrimage Saison 은 후자에 가까운 특성이라

(일단 Grain of Paradise 같은 향신료를 쓴 것만 보더라도..)

이 제품이 국내 대형마트에 들어갔다는게 섬뜩할 따름입니다.


650ml라 제가 마시기도 살짝 버겁지만 흥미롭게 느껴지는 이 맥주를

페일 라거에 익숙한 대중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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