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나와있는 67.5% 라는 알코올 도수를 저의 잘못으로
6.75% 맥주를 오기한 것이라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실제 알콜 도수가 67.5% 가 맞으며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가장 고도수의 맥주(?)입니다.
당연히 정상적인 발효로는 낼 수 있는 알콜도수는
한참 초과했으며, 왠만한 증류주보다도 더 높은 도수입니다.
빙결 증류나 다른 방식을 통해 알코올 도수를 낸 제품으로
여러 양조장들이 서로 고도수 맥주 만들기 경쟁을 하다
마지막으로 다 정리하고 최고 도수에 오른 맥주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Brewmeister 양조장의 맥주 -
Brewmeister Supersonic IPA (브루마이스터 수퍼소닉 IPA) - 5.0% - 2018.11.02
스코틀랜드의 Brewmeister 라는 양조장의 Snake Venom 에는
워낙 도수가 높기 때문에 병 목에 노란 띠가 둘러져있고,
"주의! 한 번에 많은 모금을 마시지 말것" 이라 적혔습니다.
당연히 우리가 표현하는 맥주 맛으로는 설명이 불가할 것이고,
컬트적이고 기이한 상징성 때문에 경험삼아 한 번 마실 맥주입니다.
일단 국내에서 판매되는 330ml 한 병의 가격이 약 10만원에 이르기에
세계에서 가장 도수 높은 맥주 마셔보는 취지로 여럿이서 체험하기 좋을겁니다.
이곳 블로그에 혼자 완병을 해야 시음기를 쓰는게 나름의 원칙이지만,
혼자 도저히 마실 수 없어 거의 2년여 동안 구해놓고 시음기를 올리지 못하다가
이제는 비울 때가 되서 동료들을 구하여 마시게 되서 시음기를 씁니다.
본인 포함 4명이서 나눠 마실 것 같지만 예상하건데
10만원 짜리 맥주에서 약 4만원 어치는 그냥 버릴 것 같네요.
상당히 맑은 밝은 호박색을 띄고 있습니다.
다만 냉장고에 2년 있었던 것을 따랐기에
효모가 많이 들어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매우매우 강한 알코올 향내가 있고
맥아의 향은 붉은 과일과 토스트가 있지만
알코올이 워낙 치고 올라오기 때문에
다른 향이 느껴질 여지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맥주라는 정체성은 갖추려고
한 것 같은 인상은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질감이나 무게감은 찰지고 매끄럽고
끈적이고 감미롭기까지 한 질감과
무게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는
탄산감이 거의 없었기에 가능한 수준이었으며,
실제로 일반적인 맥주 관념에서 질감과
무게감은 판단할 수 있는 맥주였습니다.
당연히 엄청나게 속이 뜨거워지는 제품이라
정말 작은 모금으로 마실 수 밖에 없습니다.
강렬한 알코올 맛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알코올의 향내가 사라지면
조금 토스트와 같은 고소한 맥아 맛이 나오며,
붉은 건과일 같은 느낌이 희미하게 있는 듯 했습니다.
쓴 맛은 거의 없고 홉 맛도 느껴지지 않으며,
효모에서 나오는 발효 맛 또한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냥 기반을 형성하는 맥아의 고소함과 약간 단 맛
그리고 압도적인 알코올 맛으로 구성된 단순한 맥주(?)로
맛있진 않습니다. 경험삼아 마실 수 있겠지만
그래도 도수를 20% 는 낮춰야 맛으로 먹을 수 있는
수준의 알코올 주류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같이 마시는 3명도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으며,
생각보다는 맥주 같다는 의견이 나오긴했지만
그래도 다시는 마시지 않을 제품이라 했습니다.
한 명은 소독용으로 써도 좋겠다고 했으나
누가 10만원짜리 맥주를 소독할 때 쓰냐 했습니다.
아무튼 겁이나 나서 사고 2년 동안 못 마시던
제품을 처리하게 되어서 홀가분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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