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시음하는 '뀌베 데 트롤(Cuvée des Trolls)' 은
벨기에 두뷔송(Dubuisson)에서 양조한 블론드 에일입니다.
유럽의 요정 트롤(Trolls)의 뀌베, 혼합주 혹은 샴페인이란 의미로
두뷔송 산하에 있는 Brasse-Temps 라는 2000년 설립되어진
마이크로 브루어리(Micro-Brewery)에서 생산된 제품입니다.
두뷔송 양조장의 중심 브랜드는 이미 블로그에 소개된 바 있는
부쉬(Bush)라는 높은 알콜 도수로 유명한 맥주들인 반면,
Cuvée des Trolls는 왠지 적자가 아닌 서자출신처럼 느껴지네요.
- 블로그에 리뷰된 두뷔송(Dubuisson) 양조장의 맥주들 -
Dubuisson Bush Amber (두뷔송 부시 엠버) - 12.0% - 2010.11.04
Dubisson Bush De Nuits (뒤비송 부시 드 뉘) - 13.0% - 2011.01.14
벨기에식 블론드 에일(Blonde Ale)은 벨기에 맥주들 가운데서
벨지안 화이트(Belgian White), 세종(Saison) 등과 더불어
가볍고 약하면서 대중적으로 즐기기 좋은 스타일의 맥주입니다.
옆나라 독일에서는 6.5%만 넘으면 이미 복(Bock)의 단계에 오르고
Starkbier(Strongbeer)라는 경고성 문구도 심심찮게 보이나,
반면 벨기에 맥주들은 무난한 편의 에일이 6~7% 정도입니다.
높은 도수 때문에 벨기에 에일들에서 알콜 맛이 난다는 견해,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소맥으로 여겨지는 경우도 있지만..
벨기에 블론드 에일의 가장 큰 매력은 효모가 주는
과일스런 에스테르와 맥아적인 달달함이 포인트로서
국내에서는 레페 블론드(Leffe Blonde)가 좋은 예가 되어줍니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의견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는
벨기에 스타일의 에일들 중에서 그나마 호불호가 덜 갈릴만한 것이
블론드 에일로, 플랜더스 레드-브라운- 람빅 등에 비한다면.. 정말 쉽지요.
탁하기는했지만 밝은 톤인 노란 빛-금 빛을 발하던 맥주였으며,
거품의 생성력이나 유지력은 보통으로 특별한 의견이 없네요.
오렌지스러운 달콤함에 레몬처럼 새콤하면서 Spicy 한 향,
옅은 색의 과일 잼이나 응축된 시럽과 같은 달달한 향에
화사하게 마무리되는 거친 향기를 맡지 못한 맥주였습니다.
탄산감은 감지는되나 청량함으로 일관된 맥주가 아닌,
나름 부드럽고 질긴 점성이면에는 연하고 순한 느낌도 공존했으며
가벼움과 중간수준의(Light-Medium) 무게감을 갖추었습니다.
시럽이나 꿀, 밝은 색 과일 잼 등과 같은 단 맛이 나타나면서
동시에 벨기에 에일 효모의 프루티(Fruity)한 에스테르도 퍼지는데,
맥아적인 단 맛과 효모에서 뿜어져나온 에스테르가 결합하면서
전반적으로 달고 화사하며 Spicy 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홉은 쓴 맛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허브나 야생화의 맛을 부여했고,
후반부로 갈 수록 오렌지스러운 달달함이 잔존했었습니다.
7.0%라는 알콜 도수였지만 알콜적인 술의 맛은 나지 않으며,
개인적으로는 강한 청량감과 묽은 질감, 깨끗한 끝 맛 등을 예상했지만..
맥아적인 단 맛이든 오렌지나 효모스런 단 맛이든 길게 지속되며,
유하고 순한 특징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는 맥주였습니다.
지나치게 달거나 조악하게 단 맛은 다행이도 없었으며,
예쁘고 아름답게 포장된 단 맛이 있기에 평소 이런 스타일의 맥주를
좋아하셨던 취향이라면 마음에 들거라 보는 Cuvée des Troll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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