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라거계열의 필스너나 메르젠등이 발달한 나라로,
아마 바이젠(바이스비어), 쾰른의 쾰슈, 뒤셀도르프의 알트(Alt)를
제외하면 하면발효 라거가 주류를 이루는 곳입니다.
오늘 소개할 둑스타인(Duckstein)은 독일에서는 매우 독특한 맥주로,
바이스비어를 제외하고, 상면발효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맥주입니다.
뒤셀도르프의 알트비어가 상면발효맥주로,
'둑스타인'역시 맥주도서나 인터넷의 소개를 보면
알트(Alt) 스타일의 맥주로 소개가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알트의 본고장 뒤셀도르프 지역은 라인강 옆의 서독지역인데,
둑스타인이 출신한 Königslutter am Elm 이란 도시는
옛 구동독지역과 경계를 맞닿는 옛 서독의 동쪽끝에 위치했습니다.
브루어리에서 조차 '둑스타인' 이 뒤셀도르프와 같은 알트(Alt)스타일이라고는
명확히 설명해주고 있지는 않지만.. 맥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알트와 같은 조상을 둔 맥주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19세기 독일과 체코에서 라거-필스너가 유행하면서, 당시 브루어리들은
기존에 만들던 스타일을 버리고, 대세를 따라 하면방식 라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4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졌다고 하는 '둑스타인' 은 아마도,
당시 라거의 대세를 따르지않고, 전부터 이어오던 방식을 고수한 것 같습니다.
현재도 그들의 맥주목록에는 오리지날과, 바이젠..
두 상면발효의 맥주만을 만들며 라거는 취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라거의 열풍이 불때, 너도나도 신식라거를 만들어 독일에서는
상면발효방식의 맥주가 대부분 자취를 감추었는데,
그 때 전통을 유지했던 '둑스타인' 은 현재에 이르러
그 차별성과 희귀성으로 주목을 받는 맥주가 되었습니다.
별명은 '왕이 사랑했던 맥주' 인데, 이유인즉슨
독일 프로이센의 군인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가
특히 즐겨마셨다는 역사가 있는 맥주였기 때문이라 합니다.
색상에있어서는 알트(Alt)와 다름없는 담홍색을 띄는 '둑스타인' 은
너도밤나무 통에서 숙성하여, 깊은 맛을 내포한 맥주라 일컫어 집니다.
개인적으로 맛보기엔 그 향이 아주 깊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느껴지며,
영국의 올드에일, 발리와인류와 비교하면 상당히 가벼운 풍미의 맥주입니다.
하지만 독일맥주다운 매우 깔끔함과 깨끗함, 그리고 탄산감이 있어서,
흡사 라거류와 같은 풍미와 함께, 진하고 약간의 묵직함도 갖춘 팔방맥주였습니다.
홉의 향과 맛의 존재감은 많이 튀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향긋히 전달되었고,
그에 비하면 맥아의 달달함이나 너도밤나무의 내공에서 비롯한 맛이 있으나,
어디까지나 제가 느끼기에는 자극적이지 않고, 희미하기 피어오르는 수준이었습니다.
예전에 뒤셀도르프에서 마신 알트와 큰 차이점이 없었다고 맛 본 맥주로,
기대했던 것 보다는 큰 영감은 없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독일의 몇 안되는
상면발효 방식의 맥주를 마신 것만으로도 성취감이 일었던 맥주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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