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하는 맥주는 일본 에치고(Echigo) 양조장의 스타우트로,
도수 7.0%의 아일랜드식 스타우트(Stout)를 표방한 맥주입니다.
일본 니카타 현에 위치한 에치코(Echigo)는 라벨의 문구에서 말하듯,
일본 최초의 마이크로 브루어리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곳인데,
1994년 7월 국가로부터 예비 양조 면허를 취득하였고
1994년 12월 마이크로 브루어리로서의 허가를 얻은 후,
1995년 2월 Echigo Brewpub 을 오픈하였는데
이는 일본 지비루의 첫 걸음이라 할 수 있죠.
에치고에서 생산하는 맥주들로는 오늘 스타우트를 비롯해서
페일 에일, 바이젠, 필스너 그리고 니카타 현의 특산물인
고시히카리 쌀을 이용해 만든 맥주 등이 라인 업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이크로 브루어리는 거대규모의 상업 양조장들과는 달리
작은 지역을 기반으로 적은 규모로 시작하였지만..
양조가의 신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맥주를 만들기에
다양한 맥주를 통해 양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색다른 맥주들을 체험할 수 있게 됩니다.
천편일률적이고 상업성과 대중성만을 최우선으로 삼는
Macro Brewery 의 반대되는 개념인 Micro Brewery 로,
새로운 맥주들, 그 태동의 역사는 아직 5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마이크로 브루어리 산업의 역사는 1993년 정부차원에서
술에 매겨지는 세금체계를 개혁하면서 시작하게 되었으며,
마이크로 브루잉의 본고장 미국과 영국에서는 1970년대 후반에서야
법 개정을 통해서 새로운 맥주 산업이 활기를 띄게 됩니다.
예를들어 1995년 단 40L 의 양조 생산시설만을 갖추고 시작한
미국의 Dogfish Head 양조장은, 2011년 글로벌 기업
구글(Google)에서 세계 전역에 퍼져있는 자신들의 직원들의
팀 워크 향상을 위한 상징으로 Dogfish Head 에 맥주를 의뢰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 Dogfish Head 양조장인데 그 성공의 비결은
끊임 없는 도전과 새로운 맥주에 대한 열망 등이라 할 수 있습니다.
Dogfish Head와 같은 마이크로 브루어리가 '오늘은 어떻게 맥주를 만들까?
어떤 재료를 써 볼까? 무엇으로 사람들을 놀래켜 볼까?' 를 고민하고 있을때,
이미 시장을 잠식한 거대 기업들은 '누가 Hot 해서 우리기업 광고의 모델로 적합한가?',
'어떻게 하면 더 싼 값에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을까?' 를 모색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O 사와 H 사의 거대기업의 맥주 이외에는
일본의 에치고, 미국의 Dogfish Head 같은 쉽게 병, 캔으로 접하는
대한민국 토종 마이크로 브루어리의 맥주는 현재 전혀 없습니다.
과연 우리나라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에치고(Echigo) 양조장의 역사를 되짚다가, 일본 첫 번째
마이크로 브루어리가 고작 1995년에 시작되었지만..
현재 세계에서의 일본맥주의 위치를 생각해보니 울컥해서
장문의 글을 적어버렸군요. 어쨌든 시음기를 써 내리면
거품부터 백색이 아닌, 누르스름한 갈색을 띄고 있으며
잔을 들고 아래서 보아도 빈틈없이 꽉 차있는 흑색의 밀집이라
색상은 아주 검은 맥주라고 말할 수 있는 맥주였습니다.
초컬릿과 같은 조금은 달콤한 향기와 홉에서 오는
약간의 씁쓸함과 거친 향이 얼버무려져 있었으며,
사람에 따라 분명 다르게 느끼겠지만.. 제 기준에서는
그리 무겁지 않으면서 부드럽고 약간의 청량감이 있어서
은근히 마시기 편했던 7.0%의 스타우트였습니다.
맛에서는 우선 알코올의 맛은 느껴지지 않으면서
단 맛 또한 많이 없고 미약한 홉의 씁쓸함이 전해졌는데,
홉의 씁쓸함과 검은 맥아의 탄 맛이 자극적이지 않게
슬며시 퍼지는 듯한 느낌이 괜찮게 다가오더군요.
비교를 하자면 '기네스 엑스트라 스타우트' 와 매치가 될 텐데,
그것보다는 조금 더 정제되고 맛도 순화된 듯 했습니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주지는 않았지만,
은근슬쩍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주고 간 맥주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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