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가이스트(Freigeist), 프리한 정신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집단은
일명 '집시 양조가' 들로서 일정한 형태의 양조장을 갖추지 않고
다른 양조장에 자신의 맥주를 위탁양조하여 출시하고있습니다.
이전에 소개했던 '프릿츠 에일' 과 같은 곳인 쾰른의
Gasthaus-Brauerei Braustelle 라는 곳에서 맥주를 양조하며,
얼마전 소개했던 괼러(Göller) 양조장을 이용하기도 했더군요.
유명한 집시 브루어리인 믹켈러(Mikkeller)가 그러하듯
'프라이가이스트' 도 그 이름에 어울릴만한 맥주들,
정형화되고 너도나도 생산하는 그런 스타일의 맥주가 아닌
아주 참신하고 기발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아브락삭스(Abraxxxas)가 대표적이죠.
아브락삭스(Abraxxxas)의 탄생배경은 18세기 동부 독일지역에서
인기를 구가했던 리히텐하이너(Lichitenhainer)에서 비롯한것으로
훈연 밀맥주(Smoked Weisse)로 그래쳐(Grätzer)와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프라이가이스트에서 완성시킨 아브락삭스(Abraxxxas)는
베를리너 바이세(Berliner Weisse) + 훈연 맥아의 합체로서 본래의
'리히텐하이너'가 베를리너 바이세처럼 산미가 간직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프라이가이스트의 멤버이자 양조가인 Sebastian 와 Peter 가
오래된 독일의 Sour 맥주들(베를리너 바이세,고제)의 대단한 팬이라는 점과
과거 200년 전의 맥주들은 완벽한 청정상태를 유지하지는 못했었기에
일정부분 Sour 함을 지녔을거라는 그들의 판단에 따라 만들어진 '아브락삭스'입니다.
매우 궁금하네요 베를리너 바이세와 훈연맥아의 조합이라니까요 !
색상은 훈연이라고 어둡고 검은 계열의 색깔이 아닌
구리색, 주황색 등이 탁하게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맥주 리뷰를 작성해오면서 이렇게 낯선 향기
매치가 되지 않은 맥주의 향은 이번이 처음일텐데,
너도밤나무 훈연향이 라우흐비어(Rauchbier)처럼
강하지는 않지만 존재감을 알 수 있을정도는 풍깁니다.
훈연 향이 코에 감지됨과 동시에 산미(Sour)또한 이에 질세라
영향력을 과시하지만 그리 자극적인 산미는 아닙니다.
살짝 레몬스럽기도하지만 살짝 훈연향에 묻힌 것 같기도합니다.
탄산감은 산미(Sourness)를 간직한 맥주들이 그렇듯
일정수준 이상을 갖추어서 맥아적인 진득함이나 묵직함을
약간 상쇄시키는 역할을 수행했지만, 아브락삭스에서는
완벽하게 가볍고 산뜻하진 않았던 채로 조금의 부드러움과
가벼움-중간(Light-Medium)을 오가는 무게감이 발견됩니다.
맛은 참 기가막혔던 맥주로 상반되는 성향을 가진
강력함으로는 둘 째가라면 서러운 두 맛(Sour,훈연)이
'조화' 라는 단어는 Dog 나 줘 버린채 제멋대로 날뜁니다.
말 그래도 훈연의 맛과 약간의 페놀(Phenol,약품)맛도 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괴즈람빅마냥 무자비하진 않지만
충분히 느낄 수 있고 포착 가능한 산미가 입안에 퍼집니다.
교차점없이 평행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두 맛은
맥주의 맛이 막바지에 이르렀을때에도 서로 양보가 없었는데,
느직이 산미가 마시는 사람의 표정을 찡그리게 하면
훈연향의 구수함과 베이컨/햄과 같은 맛이 미각을 다독거립니다.
보통의 라우흐비어/람빅보다는 훈연/산미 모두 경감된 수준이나
지루함 따분함은 없었고 화려함과 현란한 맛으로서 입을 즐겁게합니다.
마치 이름 값이 화려한 선수들의 '올스타전' 을 만끽한 듯 했지만
서로 다른 팀에서 활약한 탓인지 팀웍은 별로 좋지 못하더군요.
원조 리히텐하이너(Lichtenhainer)를 마셔보고픈 욕구가 마구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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