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다시 찾게 된 체코의 리토벨(Litovel) 맥주이며,
오늘 시음할 제품은 모라반(Moravan) 입니다.
리토벨 양조장이 체코 동부 모라비아 지역에 소재했고,
지난 리뷰에서도 리토벨은 모라비아적인 부분을
매우 강조한다고 했는데 그 단적인 사례가 오늘 시음할
모라반(Moravan)이라는 맥주 이름에서도 획인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리토벨(Litovel) 맥주 -
Litovel Premium (리토벨 프리미엄) - 5.0% - 2013.08.30
'맥주 재료들 가운데 체코에서 유명한 것?' 을 떠올리면
보통 홉(Hop)을 생각합니다. 특히 Saaz 같은 품종 말이죠.
아무래도 체코의 주력맥주인 필스너(Pilsner)의
맛의 주 포인트가 씁쓸한 맛을 내는 Hop 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사고의 흐름이라고 봅니다만,
맥아(Malt)는 체코에서 모라비아 산을 알아줍니다.
유명한 체코의 필스너의 기본을 깔아주는
필스너 맥아의 재배지는 모라비아가 많으며,
숙련된 홈브루어들 가운데 체코 필스너를 흉내내고 싶으면
독일이나 미국에서 만들어진 필스너/페일 맥아가 아닌
'모라비아산 필스너 구합니다! 어디서 파나요?' 와 같은
질문을 홈브루 포럼 등지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굉장히 맑고 진한 금색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체코 홉에서 나오는 쌉싸름한 풀의 향과
꽃, 약간의 레몬스러운 과일 향 등이 나왔고,
약간 구수한 곡물 빵 냄새도 존재했습니다.
탄산감은 과하지 않게 적당한 수준으로
필스너 라거 계열에서 있으면 좋은 정도였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도수에 비해서는 안정감있는
중간(Medium Body)수준의 점성을 지녔더군요.
맛에서는 홉과 맥아가 밸런스를 구축했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차분하게 깔리는 맥아(Malt)의 맛은
밝은 필스너 맥아에서 나오는 단 맛이었지만
시럽이나 꿀이 연상 될 정도로 달지는 않았습니다.
단 맛 보다는 차분한 느낌만 더 보여준 듯 하네요.
그 위로 홉의 맛은 풀, 허브, 꽃 등과 같은
체코 맥주들에서 친숙한 맛이 나와주었고,
특별히 홉 맛이 날이 선 느낌 같진 않았습니다.
마시고 나면 뒤에 남는 맛은 홉의 쓴 맛 보다는
식빵 테두리의 고소함과 텁텁함이었고
후반부다 다소 구수하게 다가오는 경향입니다.
종합적으로 쓰지 않고 균형적인 맛과 질감의
온화한 기운의 맥주였다고 보며,
편하게 마시기에 좋은 체코 라거 맥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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