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바르 인디아 페일 에일(Nicobar India Pale Ale)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위치한 Gusswerk Brau 출신으로
Gusswerk 는 2007년 유기농 맥주 양조장으로서 설립되었고
현재는 작은 브루펍(Brewpub)을 운영하는 형태의 양조장입니다.
Gusswerk 의 주된 맥주 목록에는 독일식 맥주들이 차지하지만
종종 시즌 & 한정판 맥주로 다른 국가 스타일의 맥주에 시도하는데
엠버(Amber)에일이나 이번의 Nicobar IPA 등이 해당합니다.
Gusswerk 에서 서술하고 있는 내용중 재미있는 사항이 있는데,
IPA 는 영국에서 식민사업을 펼치던 인도의 자국민들을 위해
수송하던 맥주로서 탄생했다는게 당연한 정설이나,
18~19세기 당시 영국과 비등하게 막강한 세력을 자랑하던
오스트리아역시 IPA 와 같은 형식의 맥주가 있었다고 합니다.
1778년에 기록된 문헌에 의하면 트리에스테(현재는 이탈리아령)항에서
출항한 '마리아 테레지아'호는 인도양에 위치한 작은 섬
니코바르(Nicobar)를 향했는데, Gusswerk 에서 이르길
해당 선박에 선적된 맥주가 영국의 IPA 와 흡사할 거란 주장입니다.
사실의 진위여부, IPA의 역사에 억지편승 등을 떠나서
개인적으로는 오스트리아에서 나온 IPA 자체가 신선한데,
니코바르(Nicobar)IPA 는 영국식을 따르기보다는
미국 출신의 홉들을 사용한 아메리칸 IPA 라고 합니다.
색상은 매우 탁하다고 볼 수 있는 짙은 갈색을 띄며
향에서는 자몽, 오렌지 등의 상큼한 향기와 함께
풀과 같은 냄새 + 약간 그을린 카라멜의 단 내도 동반됩니다.
항만 맡아서는 이 맥주가 미국출신이라 판단될 정도입니다.
탄산감은 사실상 존재감이 아주 미미한 수준이었으며
질감과 무게감에 있어서는 6.4%의 맥주치고는
연하고 묽은 편에 속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상쾌함이나 가벼움보다는
진중하고 가라앉은 맥아의 느낌이 위주가 되었으나
개인적으로는 약간 강한 브라운 에일의 수준이었네요.
이러한 특징은 맛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말하겠는데,
먼저 전해지는 맛은 약간 스모키하면서 달달한
카라멜스런 맥아의 맛이라고 느꼈으며,
홉의 맛은 이후에 상큼하게 전해지기는 합니다만
맥아의 밑바탕에서 확실히 튀어준다는 인상은 없습니다.
부정적으로 말하면 IPA 인데 홉이 영향력이 없으며,
긍정적으로보면 맥아와 홉의 균형이 맞는 편이라 얘기할텐데,
앞서 언급했던 맥아의 특징이 홉의 특색을 잡아먹는 느낌입니다.
IPA 라기보다는 아메리칸 엠버 에일(Amber Ale)을 마시는 기분이지만
Gusswerk 에서 오스트리아 사람들에게 제공할 IPA 의 레시피를 설계할 때,
너무 미국식 홉의 파워가 강한 IPA 보다는 오스트리아에 적합할 만한
좀 더 맥아 맛이 강한(Malty)한 IPA 로 선회했을 것 같다는 예상입니다.
맥주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상당히 밸런스도 좋고
강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전달되는 홉의 풍미도 괜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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