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Ale (레 에일)은 맥주에 있어서 변방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어있는,
이탈리아 출신 Birra del Borgo 양조장의 맥주입니다.
북&중부유럽인 독일, 벨기에, 영국, 체코등이 맥주문화권으로 알려진데 반해,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등은 와인문화권으로 묶여진다고 하여, 그 국가들에서
맥주가 인기가 없고, 맥주 산업이 활성화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물론 북&중부 유럽국가들에 비하면 확실히 적은 수준이긴 합니다만..
한 가지 예로, 제가 요즘 즐겨보는 책인 '1001 Beer - You must try before you die' 에서 소개 된,
이탈리아 출신의 맥주 종류 수가 우리가 맥주 선진국으로 생각하는 일본보다 많으며,
프랑스가 일본과 비슷한 개수로 책에서 다루어 지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책에 담겨진 맥주의 수로, 이탈리아가 맥주 선진국이라고 추앙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말하고픈 본질은.. 일본만큼이나 실험적이고 자기개성이 강한
소규모 양조장들이 이태리에도 존재하여 맥주마니아들의 이목을 끌고있는 것이라는 거죠.
본격적으로 브루어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Birra Del Borgo 양조장은
5년전인 2005년 로마에서 멀지않은 Borgorose 란 지역에 세워졌습니다.
'레오나르도 디 빈센초' 란 로마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젊은이가,
맥주에 대한 열망, 특히 영국식 에일에 강한 애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맥주의 이름 'Re Ale (레 에일)' 의 에일이란 이름에서도
그가 어떤 동기와 이상향을 가지고 맥주를 만드는지 추측하기 어렵지 않고,
이는 'Re Ale' 이외의 Birra Del Borgo 의 제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브루어리의 시작과 함께 탄생한 'Re Ale' 은
레오나르도를 이탈리아 맥주마니아 계에서 유명인사로 만들었으며,
그의 맥주들은 하나같이 평범함을 거부하는 특색을 지녀서
이탈리아 뿐만아닌, 세계적으로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고있다고 합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Birra Del Borgo 의 신기한 맥주를
블로그에 다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에는 영국식 에일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해서,
영국식 에일에서 가장 평범한 비터 & 페일 에일과 같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페일 에일(Pale Ale) 과 영락없이 같은 색상과 향기를 띄고 있지만,
6.4% 라는 1.5 배에 가까운 알콜도수와, 크리미까진 아니나 상당한 양의 거품이 차별화되었습니다.
무엇보다 'Re Ale' 만의 자기정체성을 결정짓는 부분은 맛과 풍미였는데,
매우 적은수준의 탄산은 많은 거품과 결합되어 부드럽고 진한 풍미를 주며,
어디까지나 저에게 있어서 이제는 무미건조하고 밋밋하게 다가오던
페일에일 & 비터와는 달리, 자극적이진 않으나 제법 강한 감귤의 향과
그것과 함께 동반되어 오는 은근한 홉의 쓴맛이 맥주의 주를 이루고 있었으며,
이 맛들이 마시고 난 후의 끝맛에서도 살포시 남아주어서
은근히 감질나게 하는 매력도 있었던 'Re Ale' 이었습니다.
6.4% 임에도 4%수준의 영국식 비터 & 페일에일과 견주어도
드러나지 않는 알코올의 존재감이 있어 부담스럽지 않았네요.
영국의 '풀러스 ESB' 나 '브랙스피어 트리플' 과 비교하고픈 품질의 제품이나,
대용량에 따른 가격의 압박(8파운드)이 커서 가성비는 좋지 않았던 맥주였습니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구매했다면 가격면의 이야기가 달라졌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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