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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벨기에

Saison de Pipaix (세종 드 삐빼) - 6.0%

by 살찐돼지 2013. 8. 11.

 

 

프랑스 국경에서 그리 멀지않은 벨기에의 Pipaix 마을에는

1785년부터 소규모로 맥주를 양조하던 à Vapeur 가 있습니다.

 

세종 드 삐빼(Saison de Pipaix)는 à Vapeur 양조장의

대표 맥주로서 스타일은 벨기에 농주 세종(Saison)입니다.

 

농번기에 벨기에의 농부들이 작업하면서 마시던 맥주,

벨기에에서 우리나라의 막걸리와 같은 역할을 했던 세종(Saison)으로

특히 지금처럼 무더운 여름에 가장 잘 어울리게 설계된 스타일이죠. 

 

 

à Vapeur 는 프랑스어로 증기(Steam)이라는 단어라고 합니다.

증기(Steam)가 명칭이 된 까닭은 캘리포니아의 스팀비어,

독일의 담프(Dampf=steam)맥주들과는 다른 사유때문입니다.

 

Brasserie à Vapeur 는 1895년부터 사용되어졌던(어쩌면 더 그 이전부터),

스팀 엔진(증기로 돌아가는 장비)를 이용해서 맥주를 만들기 때문으로,

 

아무리 작은 양조장이라 할 지라도 요즘은 거의 대부분 신식화되어

양조장들에서는 번쩍이는 발효죠, 저장조, 자동화 설비들이 대세이지만

 

Jean-Louis Dits 라는 1984년 Brasserie à Vapeur 를 재가동시킨 양조가는

일주일에 딱 한 번, 마지막주 토요일에만 여전히 구동되는 옛 기계들로

벨기에 에일을 양조하면서 이시대에 보기 드문 '앤틱 브루어리'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홈브루잉 매거진(Byo[Brew your own])에도

이색적인 옛 스팀 엔진 장비로 맥주를 생산하는 곳으로 소개된,

실제로 제가 Byo의 글을 읽고 Saison de Pipaix 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되었죠.

 

 

색상은 예상했던 것에 비해서는 어두운 색상을 띄었는데,

옅은 호박(Amber)색이나 짙은 오렌지 색이라고 보았습니다.

거품은 풍성하게 생성되는 편은 아니었지만.. 유지력은 좋네요.

 

향도 통상적인 세종(Saison)에서 나타났던 밝은 기운들인

오렌지-레몬의 Spicy,상큼함, 허브스러움, 시트러시 등등이 아닌

 

약하지만 스모키한 기운을 띄는 카라멜과 구수한 곡물 빵의 향,

더불어서 검은 색상의 후추, 스타 아니스, 감초(Licorice)향이 풍깁니다.

명랑한 분위기의 향이 아닌 어둡고 가라앉은 맥주에 어울리는 향이네요.

 

탄산감은 적당한 수준으로 탄산감이 아예 없지도 않고 과하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여름의 갈증을 해소해 줄 용도로서는 알맞은 탄산량은 아니었네요.

 

조금 매끄럽고 부드러울 뿐, Light-Medium 의 무게감으로서

입에 꽉차는 느낌보다는 매끄러운 느낌이 살짝 스쳐지나가는 정도입니다.

따라서 마기시에는 아무런 부담이 없었던 Saison de Pipaix 군요.

 

가장 먼저 입에 포착되는 맛은 굉장히 빵(Bready)한 맛으로서

100% 완전한 곡물로만 만들어낸 빵의 고소함이 생각납니다.

초컬릿이 발라지지 않은 오리지날 다이제스티브 비스킷스럽기도하네요.

다만 다이제스티브 비스킷에서 나타나는 단 맛은 없었습니다.

 

아주 살짝 검붉은과일류의 농익은 달콤함과 새콤함이 나타났지만,

맥주에서는 흔치 않은 새롭지만 낯선 생강-감초-후추-프룬 등등이

빵-곡물 등의 고소한 맛과 합쳐져 보기 드문 조합을 이룩했습니다.

 

확실히 일반적인 세종(Saison)맥주들과는 다른 특징의 맥주로,

여름에 마시기에는 질감-무게감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지만..

맛 자체가 여름보다는 가을 추수시기에 어울릴 듯한 맛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을 떠나서 그 독특함때문에 즐겁게 마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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