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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영국

Transforming Tomorrow (트랜스포밍 투모로우) - 8.6%

by 살찐돼지 2010. 12. 2.


'내일을 바꾼다' 라는 진취적인 이름이 인상적인
Transforming Tomorrow 맥주는 영국의 대학도시로 알려져있는
캠브리지(Cambridge)에 있는 문샤인(Moonshine) 양조장의 맥주입니다.

달빛양조장은 영국에서 이름난 양조장도 아니고,
규모가 크지도 않으며, 심지어는 변변한 인터넷 홈페이지조차 없습니다.

단골맥주가게의 사장님이 저의 맥주취향에 맞을거라면서 추천해준 맥주이며,
사실 이 맥주는 캠브리지 대학의 800주년(1209-2009)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스타우트(Stout) 류의 맥주입니다.

2004년 Mark Watch 라는 인물이 차고에서 양조를 하던것을
본격적으로 사업으로 시작하면서 설립된것이 '문샤인' 양조장인데,
신생 '문샤인' 양조장에게 벌어진 기이한 현상은..
캐스크(생)에일은 거의 취급하지도, 만들지도 않으며,
 병입맥주로만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본래 대부분의 양조장의 역사들을 살펴보면, 지역에서 생맥주로
이름난 양조장이 국가적으로 성장하게 일반적인데 말입니다.


1989년 영국의 보수당과 수상인 '대처' 는 게스트(Guest)비어 법을 통과시켰는데,
자본력으로 무장한 거대양조장들이, 펍에서 손님들의 선택권을 독점하는 것을 막기위해,
모든 펍에서는 한 기업과 독점계약을 한 곳이라도 게스트맥주를 두어
다른 양조장의 맥주를 최소 한가지 이상 마련해야 한다는 
소규모 양조장들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의 법입니다.

하지만 이 법안은 2003년 철회되었고, 문샤인 양조장은 2004년에 설립되었으니..
불운한 시기에 태어난 것인데, 이미 그 당시의 캠브리지의 펍들은
대규모양조장들의 맥주들에 의해 점령되어 발을 붙일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문샤인 양조장은 각종 맥주페스티발에 맥주를 출품하는데 주력했고,
결국 2006년에는 CAMRA 가 선정한 캠브리지 최고의 맥주에 그들맥주가 선정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크지는 않지는 소소한 상들을 차지하였고, 현재는 런던등의
남부영국중심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양조장이라고 합니다.

비록 게스트에일 법안은 2003년 폐지되었으나, 그 풍습은 아직 남아있어,
펍에 가면 '게스트에일' 이란 표지가 붙은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게스트에일들은 그곳에서만 팔지않을 뿐, 다른 펍에서는
절찬리에 판매중인 대기업의 맥주인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게스트 에일의
정신을 계승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운 점입니다.


캠브리지 대학의 8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 양조했다는
문샤인 양조장의 '내일을 바꾼다 (Transforming Tomorrow)' 맥주는
마치 각기다른 맛들이 서로 자신의 맛을 뽐내려고 각축을 벌이는 경연장 같았습니다.

경연장에 참가한 맛들은 건포도같은 과일의 맛, 탄 맛, 알코올 맛, 쓴 맛 등으로..  
초반에는 건포도 맛과 탄 맛이 초반에 나타나다가, 알코올 맛과 쓴맛, 탄맛등이
후반부에 남아서 맥주가 쓸고 지나간 입안을 씁쓸하게 해주었습니다.

여러 맛이 주는 다채로움 만큼, 풍미에 있어서도 정석적인 스타우트처럼 강한 무게감이 아닌,
액체자체는 묵직한 느낌이지만, 질거나 부드러움이 돋보이지 않아서,
과일맛을 더 돋보이게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맛 보았습니다.

진지하고 묵직한 정통 스타우트를 원한다면 이 맥주는 적합치 않을거라 생각되며,
벨기에 식의 '스트롱 다크에일' 이나, 올드 에일(Old Ale)류를 즐긴다면
'Transforming Tomorrow' 가 안성맞춤이 되어줄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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