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블로그에 시음기를 올릴 수 있게 된
벨기에 Abbey Beer 브랜드인 발듀(Val-Dieu)입니다.
대략 10년 전쯤에 국내에 정식수입된 적도 있으며,
당시 Dubbel 과 Tripel 위주로 판매된 것으로 기억되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는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던 브랜드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내의 한 벨기에 맥주 전문 수입사가
다시 수입하게 되면서 발듀 맥주를 만날 수 있게되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Val-Dieu 브랜드의 맥주 -
Val-Dieu Brune (발듀 브륀) - 8.0% - 2015.02.07
국내에서는 발듀 브랜드가 벨기에 Abbey Beer 계통에서는
그리 이름이 알려진 제품은 아니지만, 많은 맥주 스타일 가이드에서는
이곳의 맥주들이 스타일의 표본 or 상업적 사례로 등장하기 때문에
꽤나 근본력있는 벨기에 수도원식 맥주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오늘 시음하는 맥주는 그랑 크뤼(Grand Cru)가 되겠으며,
10여년 전에 수입되었을 당시에는 없었던 제품입니다.
맥주 스타일은 쿼드루펠(Quadrupel)스타일이며,
벨기에 수도원 맥주의 세계관에서는 4단계인 쿼드루펠이
가장 강하고 높은 단계라 Grand Cru 라는 수식어가 어울립니다.
살짝 붉은 빛이 맴도는 어두운 갈색으로 보였습니다.
검붉은 건과일류인 건포도, 자두 등의 향이 있었고
카라멜이나 당밀과 같은 달면서도 알싸한 향이 존재하며,
효모에서 나오는 바나나와 같은 단내도 맡을 수가 있었습니다.
탄산기는 보통으로 특별히 많지는 않지만 적지도 않았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중간에서 무거움으로 향하는 가운데로,
탄산기운이 아니었다면 조금 더 무겁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겨울밤에 홀짝홀짝 천천히 마시기에 좋은 맥주라 봅니다.
맥아적인 단맛은 카라멜, 다크 캔디시럽, 당밀 등등으로 오며
뒤이어 효모에서 오는 단과일맛과 합쳐지면 초중반의 맛은
이들이 합작해낸 단맛의 양상 위주로 펼쳐지는 듯 했지만,
중후반 이후로는 벨기에 에일 효모가 만드는 싸한 느낌의
정향, 후추, 치과 마취약과 같은 풍미가 강하게 나타납니다.
최근 마셨던 맥주들 가운데서 소위 페놀스러운 알싸함이
꽤나 뚜렷하게 나타나던 제품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를 쓴맛이라고 여길 수도 있을 것 같군요.
후반부는 싸한 맛이 사라지면 깔끔하게 떨어지는 편이나,
알코올에서 오는 약간의 씁쓸함은 뒤에 남아주긴 합니다.
오늘 같이 추운날에 혼자서 한 병을 마시니 얼굴이
시뻘개지면서 잠이 잘오게 해줄 Winter Warmer 였고,
다른 쿼드루펠들과는 살짝 결이 다른 맛을 보여주는
하지만 문제될 부분은 특별히 없는 좋은 맥주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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