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einigte Historische Bierfanatiker Grätzer..
이름이 길기에 어려워보이지만 맨 마지막의
Grätzer 라는 명칭만 기억해두면 됩니다.
그래쳐(Grätzer)는 Grodzisk Wielkopolski 라는
폴란드 서부의 도시에서 만들어졌던 맥주로,
Grätz 는 Grodzisk Wielkopolski 의 독일식 표기입니다.
이 도시는 한 때 통일 독일이 되는 프로이센의 영역안에 있어
잠시 독일식으로 불렸고, Grätzer 는 즉 Grätz 의 맥주라는 의미였죠.
Grätzer 맥주의 본산은 폴란드이고 프로이센(독일)과도 연관되었지만,
오늘 제가 마시게 될 Vereinigte Historische Bierfanatiker 제품은
네덜란드의 Jopen 과 Monarchy of Musselland 라는 Grätz와
지리적으로 연관성이없는 양조장들이 합작하여 만든것입니다.
폴란드 Grodzisk Wielkopolski 의 마지막 Grätzer 양조장이
1993년 문을 닫음에따라 Grätzer 맥주의 명맥은 끝어졌고
그후 20여년 동안은 역사속에서만 존재하는 맥주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Grätzer 를 네덜란드의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에서 복원한 것으로,
네덜란드 이외에도 미국의 몇몇 크래프트 양조장들에서도 시도되었습니다.
독특하게도 100% Oak 훈연 밀맥아로만 만들어내는게 Grätzer 로
홉은 폴란드산 홉인 Lublin 을 사용하며 상면발효하는 에일입니다.
100% Oak 훈연 밀맥아라해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 같지만
실제 도수는 4%밖에 되지 않는 Session Beer 의 일종이죠.
Oak Smoke 맥주라고하면 왠지 어두운 색상이 예상되지만
마주한 색상은 탁한 상아색이나 밝은 노란빛을 띕니다.
향은 Oak Smoke 향이 상당히 압도적으로 풍기고 있으며
이면에는 효모의 향도 있는데 약간 녹차나 민트와 비슷하면서
볏짚이나 조금은 레몬같지만 레몬의 새콤한 기운은 없습니다.
향이 상당히 낯설고 떫은 향신료의 향, 가죽 등등 다양합니다.
탄산감은 적고 크리미한 질감에 무게감은 가볍습니다.
4.0% 치고는 질척이는 느낌은 있지만 무겁다는 인상은 없고요.
맛 또한 향 만큼이나 상당히 독특했는데..
효모에서 비롯했다기보다는 다량의 밀에서 발생한듯한
호밀(Rye)맥주와 유사한 떫으면서 싸한 신 맛을 드러냅니다.
Oak-Smoke 는 향과 맛 전부에서 두루두루 포진해있으며
홉으로 예상되는 맛도 나무나 허브, 담배와 같은 투박함을 전달합니다.
이게 홉의 맛인지 다른 요소들과 결합되어 나타나는 것인지 감을 못잡겠네요.
맥아의 단 맛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정도이며
홉의 씁쓸함은 맥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지되기는 합니다.
약간 오르발(Orval)에서 느꼈던 말(馬) 안장 가죽스런 풍미가
Grätzer 에서도 느껴졌던 것 같은데, 어쨌든 화사함과는 아예 관련없는
스모키, 떫음, 싸한 맛, 나무나 젖은 땅 같은 눅눅함, 가죽, 약초 등등
정제되지 않은 거친 맛들은 왠만해서는 출동했던 맥주였습니다.
사실 4.0%에 맥아적인 특징(Malty)이 거의 없어 물처럼 느껴질 수 있음에도
특이한 조합들로서 꽉 차있는 맛을 보여준듯한 맥주였습니다.
시음기를 써 놓고도 제대로 작성했는지 어리둥절한 개성을 가진 Grätzer 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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