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비어 컴퍼니(Wild Beer Company)는 영국 남서부
브리스틀(Bristol)에서 남쪽방면 떨어진 작은 마을에 위치했으며,
이름에서 그들이 어떤 맥주를 지향하는지 분명히 설명됩니다.
맥주 양조에 있어 일반적인 라거와 에일의 Saccharomyces 종이 아닌
와일드 이스트(Wild Yeast)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게 특징으로,
람빅(Lambic)과 같이 Wild Yeast 가 허용되는 맥주에만 쓴게 아닌
본래 라거와 에일효모가 사용되어야 할 스타일들에도
Wild Yeast 로 발효하여 이색적이고 독특한 풍미를 유도합니다.
오늘 시음하는 이볼버 IPA (Evolver IPA)의 짧은 설명은
Hop + Brett (Brettanomyces) + Hop 입니다.
근래 크래프트 맥주 계에서 IPA 의 새로운 형태로 제작되는
Brett IPA 로 얼마나 묵히느냐에 따라 Brett 의 강약이 조절 가능합니다.
Wild Beer 측의 설명에 따르면 병입 후 3개월까지는 페일 에일과 같지만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는 Brett 의 풍미를 더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들이 덧붙인 설명으로는 IPA 의 홉의 특성은 시간이 지날 수록
소멸속도가 빠르지만, Brett 은 Saccharomyces 효모들보다
홉의 풍미를 좀 더 지켜주는 장점을 가졌다고 밝히고 있네요.
탁하며 색상은 누런색-금색 쪽을 발합니다.
향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Brett 과 홉이 반반 섞였습니다.
Brett 특유의 젖은 가죽이나 먼지, 곰팡이 등의 향과 함께
홉의 구아바나 머스캣 포도, 레몬, 샤베트 향등이 있네요.
탄산은 은근하게 청량하게 터짐이 있었던 편이며,
입에 닿는 느낌은 페일 에일이나 가벼운 IPA 류와 닮았고
브랜드와 대입하면 비슷한 도수대의 펑크 IPA 정도입니다.
Brett 의 느낌이 과하지 않아 생각보다 맛을 해치진 않습니다.
얌전한 Brett 의 느낌은 적당한 먼지나 곰팡이 같은 맛을 주며,
은근하게 깔리는 곡물(Grain)과 유사한 맛도 괜찮습니다.
살짝 시음한 가족의 의견은 홉을 거두면 약간 지우개 맛도 난다네요.
홉은 그 바탕 위로 퍼지듯히 드러나는데 향에서 언급했던
과일류의 맛들도 있고 씁쓸함은 IPA 치고 길게 남진 않습니다.
오히려 여운은 곡물이나 곰팡이 같은 쪽이 더 길었습니다.
맥아적인 단 맛은 논외로 쳐도 무방할 맥주였습니다.
국내에서도 Brett + Hop 의 형태는 매니아 시장에서
알게 모르게 몇몇 소개되었기에 완전 센세이션하진 않지만
그래도 나름 편하게, 데일리로 마실 수 있는
Brett IPA .....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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