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y Topper'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07.03 [1100번 째 맥주] Heady Topper (헤디 토퍼) - 8.0% (12)
728x90


길다면 길고 짧았다면 짧은 여름잠에서 깨어난 후

1100번째 맥주로 선택한 맥주는 헤디 토퍼(Heady Topper)입니다.


요즘 크래프트 맥주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보가 훤하다면

작년 이후로 이 맥주가 얼마나 센세이션했는지 아실 겁니다.


맥주 시음 및 평가 사이트들 중 하나인 Beeradvocate.com 에서

모든 맥주를 통틀어 최상위인 1위에 랭크되어있는 맥주이며,

Ratebeer.com 에서는 100/100 에 빛나는 맥주입니다.


맥주 스타일은 더블 IPA (Double IPA)로 알코올 도수는 8% 라서

더블/임페리얼 치고는 약한거 아니냐?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IPA 는 강한 알코올 도수나 쓴 맛의 강도로만 평가되는 맥주가 아니니까요.



미국 동부 버몬트(Vermont)주의 연금술사라는 이름을 가진

알케미스트(Alchemist) 양조장은 2003년 브루펍의 형태로

John Kimmich 라는 사람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헤디 토퍼(Heady Topper)도 2003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8년동안 양조장이 소재한 Waterbury 의 브루 펍에서만

7 배럴 단위로 생산되어 탭 맥주로만 서빙되었다 합니다.


본격적인 캔 맥주 생산은 2011년부터 이루어졌으며

같은 달에 허리케인 이레네의 습격을 받아 많은 것들이 좌절되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2년후인 헤디 토퍼가 2013년 아무런 마케팅도 없이 

크래프트 맥주 광들의 본거지인 Beeradvocate.com 의 1위 랭킹을 차지하자


미국 내 너무 많은 맥주 광들이 Waterbury 의 샵으로 몰려와

교통 체증과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하여 샵이 문을 닫는 등

진짜 얼마나 맥주가 맛있었으면 허리케인을 맞고 주저 앉은 곳이

2년만에 이런 사태를 발생시켰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무여과 무살균 맥주인지라 탁한 기운을 머금었으며,

색상은 어두운 면모가 없는 주황빛의 금색을 띕니다.


거품은 풍성하게 형성되지만 입자는 큰 편이며

유지력이 아주 탁월하진 않고 거품이 끈끈하진 않습니다.


헤디 토퍼(Heady Topper)의 향은 정말 예술입니다.

반골 성향의 매니아들은 '얼마나 대단한지 보자!' 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향을 맡아보면 납들할 수 밖에 없을 거라 봅니다.


굉장히 새콤한 과일의 향이 코에 와닿습니다.

레몬이나 오렌지 자몽 등의 향이 오롯히 담겨있으며

거친 풀과 같은 텁텁하게 쓴 향은 올라오지 않습니다.


홉의 향이 과하면 마치 홉 향수를 뿌린 것 같은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적정선에서 기분좋은 정도로

홉의 향 정도를 기술적으로 잘 조절한 맥주라는 생각이 듭니다.


탄산감은 많지 않은 편이라 청량감을 주진 않습니다.

  도수가 8.0% 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가벼운 느낌으로

부정적인 느낌의 가벼움이 아닌 심심하거나 밋밋하지 않고

입 안을 거슬리게하는 질척임이나 끈적함도 없으면서

음용성에 보탬이 되도록 술술 넘어가는 성질을 지녔습니다.


헤디 토퍼(Heady Topper)를 그렇게 즐기는 사람은 없겠지만

가능만하다면 매일 매일 쟁여놓고 먹어도 될 것 같네요.


헤디 토퍼의 맛은 맥아나 효모에는 신경쓸 필요 없이

홉을 얼마나 마술과 같이 다뤘는지를 확인하는게 중요합니다.


75 IBU 라면 더블/임페리얼 IPA 치고는 낮은 수치이지만

그 만큼 거센 홉의 쓴 맛이 출현하지 않고 은근하게 입에 남는

쓴 맛이 전반적으로 우아하게 형성된 홉의 맛을 해치지 않습니다.


하이라이트인 홉의 맛은 미국 홉의 전형적인 맛들인

레몬,오렌지,자몽 + 약간의 풀 맛이 곁들여져

사실상 나타나는 맛에서는 창의적이거나 새로움은 없습니다.


그러나 홉이라는 재료를 정말 잘 다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향과 마찬가지로 거친 홉의 맛을 줄이고 상큼-새콤한 홉의 맛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으며, 가벼운 바디에 약하지만 적당하게

받쳐주는 맥아의 단 맛 정도가 꽤나 훌륭한 조화를 이룩했습니다.


알코올 도수는 8.0% 이지만 알코올에서 나오는 술 맛은 없고

중독적인 세련된 홉의 풍미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군요.


A-IPA 가 홉만 무조건적으로 넣기만 하면 완성되는 맥주,

과도한 쓴 맛과 미국 홉의 과일 맛으로 자극만 추구한 맥주라고 본다면

IPA 장인이 만든 헤디 토퍼를 마신다면 홉을 다루는 기술에 따라

외관상 같은 스펙의 IPA 라고 이렇게 훌륭하게 변모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이 맥주를 선물해 준 조은 군에게 깊은 감사의 말 전합니다!

  


728x90
Posted by 살찐돼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ipa 2014.07.03 1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오래기다렸습니다. 살돼님.
    오래 기다린만큼 정말 멋있는 맥주를 들고 오셨네요~ 미국에 가야만 마셔볼수 있겠죠..

  2. 막덕 2014.07.03 14: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태원에 흔하다는 바로 그 헤디 토퍼로군요. 시음평을 보니 더 궁금해지네요 언젠가는 마셔볼 일이 있겠지요

  3. 사부노 2014.07.03 15: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정말 재밌게봤습니다..
    맛깔나게 생겼네요..
    더운날 한 잔하고싶네요~

  4. 삽질만 2014.07.04 0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태One에서 흔해빠진 그 캔맥...

    헌데 난...ㅜㅠ

    1000번째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0개나 올라왔네요...ㅎㅎ

  5. 헤페바이스? 2014.07.05 0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100번째 맥주로 부족함이 없네요. 시음기만 봐도 침이 고입니다.

  6. 2014.11.20 1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