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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영국

Cains IPA (케인즈 인디아 페일 에일) - 3.5%

by 살찐돼지 2012. 11. 30.

 

리버풀(Liverpool) 출신의 영국 맥주 케인즈(Cains)에서

오늘 소개하는 제품은 인디아 페일 에일(IPA)입니다.

 

오랜만에 블로그에서 다루는 듯한 영국 출신의 IPA로

알콜도수는 3.5%밖에 되지 않는 제품인게 눈에 띄는데

이 때문에 사람들은 '고작 3.5% 가 IPA ?' 라는 의문을 가집니다.

 

영국이 인도에 보내기 위해 다량의 홉을 투여한 것이 IPA 로

그 발원지는 영국이 맞지만.. 미국을 위시한 많은 소규모 양조장들이

미국식 IPA 를 주로 생산하고 있어 오히려 영국식 IPA 가 낯설게 느껴집니다. 

 

IPA 라는 스타일이 대중들이 쉽게 인지,소비하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매니아들 성향의 맥주로서 자리매김했다해도 될 만한데,

그래서 3.5%의 IPA 라고하면 상당히 어색하게 다가오죠.

 

- 블로그에 소개된 케인즈(Cains)의 맥주들 -

Cains Raisin Beer (케인즈 레이즌 비어) - 5.0% - 2010.08.12

Cains Bitter (케인즈 비터) - 4.0% - 2012.09.29

 

 

하지만 태생부터 영국의 IPA 가 낮은 알콜수치를 가지지는 않았는데,

영국에서 인도로 상하지 않게 성공적으로 보내려면

낮은 알콜 도수의 맥주는 어림도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적어도 7~9%는 웃돌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은데,

영국의 IPA 가 약해진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우선 도수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영국의 주세체계가 있겠고,

일반 대중과 매니아 성향의 양극화 현상도 원인중 하나입니다.

 

양극화 현상이란 맥주를 단순히 음료로만 생각하는 다수의 대중은

부담스럽지 않고 가볍게 즐길만한 맥주를 선호하는데

이는 대형 양조장들의 주 타켓층이 되어왔습니다.

 

 

실제로 대그룹 양조장에서 항상 주장하는 라이트 맥주 대세가

틀린 말은 아닌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크래프트 맥주가 발달한

미국에서도 크래프트 맥주의 시장판매율이 5~6%라고 합니다.

나머지 92~93%의 대중은 대기업의 가벼운 맥주를 즐깁니다.

 - 참고 : Brewersassociation

 

이것은 미국 뿐 아니라 맥주 선진국이라 불리는

독일, 체코, 네덜란드, 덴마크, 일본 등도 마찬가지이며,

크래프트 맥주문화가 형성되지 못한 국가는 말할 것도 없죠.

 

그래도 영국은 에일의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이 있기에

대세인 라이트/페일 라거에 쉽사리 동참하지 않았는데,

라거맥주의 점유율은 외국 기업에 내어주었지만 

대신 영국 전통 에일들을 가볍게 만들어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펍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즐길 수 있게 개량한것입니다.

 

제 경험상 영국에서 취급되는 맥주를 셋으로 분류한다면

절대적인 접근성과 저렴한 묶음 가격의 스텔라,포스터스,

칼스버그, 하이네켄 같은 외산 라거맥주들,

 

영국에서 규모가 큰 편에 속하며 전통적인 에일을

마시기 편하고 친근하게 만드는 Marston's, Young's,

Greene King, Badger, 오늘의 Cains 와 같은 양조장 맥주들,

 

Thornbridge, The Kernel, Meantime, Moor Beer Co. 등의

매니아 성향의 영국 에일을 만드는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입니다.

 

 

IPA 라는 이름을 가지고는 있는 Cains IPA 이지만

3.5%의 맥주라면 맥아적 성향이 짙은(Malty) 것을

만들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맥아적 성향이 약한데

홉을 엄청 넣어 밸런스를 무너트릴 수도 없을겁니다.

 

왠지 이런 면이 향에서 전해지는 듯 했는데

IPA 라는 스타일에는 어울리지 않는 살짝만 나는

홉의 향이 있었는데 나무 송진, 꽃, 풀잎 등

새콤한 과일보다는 차분함이 옅보이는 향이었습니다.

 

색상은 약간 탁한 밝은 갈색빛을 띄고 있었으며

캔입시 질소의 비율이 더 높았는지는 몰라도 청량감은

거의 느끼지 못했고 질감이나 무게감에서는

3.5%에 기대할 것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3.5% 맥주 치고는 나름 크리미하고 진한 느낌을 뽐내더군요.

 

맛에 있어서는 달콤한 버터 캔디의 맛이 지배적이지않은

아주 약간만 드러났으며 홉의 맛도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뭔가 콕 집어서 얘기하기에는 짧은 찰나에 사라져

포착하여 표현해내기가 어려웠습니다.

 

본래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금방 벌개지는 저인데,

케인즈의 IPA 는 가볍게 마시는 Session 맥주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수행하여 펍에서 대화와 함께하는 용도로

알맞을 것이라 생각하나.. 혼자 안주없이 마시면 뭔가 심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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