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바나(Beervana)는 2018년 서울 문래동의
창작촌 골목에 자리잡은 수제맥주 양조장입니다.
양조장과 공간과 함께 맥주 탭룸도 같이 있으며,
근교에는 The Beerpost Bar 라는 직접 출간하는
맥주 잡지와 동일한 이름의 맥주 펍 & 보틀샵을 운영하는데,
맥주를 좋아하는 젊은 매니아들이 많이 찾는 명소이기도 합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며 봄이 오는 것을 실감하고 있기에
비어바나 맥주들 중에서 '후로랄 세종' 을 골라봤습니다.
말 그대로 꽃 느낌이 화사한 세종(Saison) 맥주라는 건데,
꽃 느낌을 내기 위해 로랄(Loral)이라는 홉을 사용했습니다.
로랄 홉은 예전에 스톤(Stone) 맥주의 시음기에서도 언급했는데,
사용되면 해당 맥주에 꽃 + 시트러스 속성을 가미할 수 있습니다.
세종(Saison)이라는 스타일이 기본적으로 풋사과나 배,
오렌지 등등을 연상시키는 효모 발효 풍미 어느정도에
풀이나 허브 느낌을 장착한 맥주이기에 로랄 홉이
부여하는 속성들과 잘 어울릴 것이라 기대해봅니다.
맑은 녹색 빛을 살짝 띄는 금색을 보여줍니다.
싱그러운 풀내음과 꽃과 같은 화사함에
효모나 홉에서 나올 새콤한 레몬이나
사과 등등의 과일 향이 얼버무려져있고,
꽤 호감가는 향으로 봄에 어울릴 느낌입니다.
탄산기는 세종(Saison)이라는 스타일 내에서
과하지도 적지도 않게 알맞게 포화되어 있으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가볍고 산뜻한 편입니다.
부담감, 질척임과는 거리가 있는 맥주였습니다.
밝은색 맥아에서 나오는 단 맛이 살짝 자리잡았습니다.
시럽류와 같은 단 맛이지만 물리는 느낌을 전혀 주진 않고,
입 안에서 상승하듯 퍼지는 맛들이 주인공이 되었는데,
향과 마찬가지로 풀, 꽃, 레몬, 사과 등등에 비유할 수 있고
화사함과 상큼함을 모두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홉의 씁쓸함은 두드러지는 편은 아니었으며
특별히 맥아의 다른 맛들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후로랄 세종이라는 이름에서 기대할 수 있는 맛이
꼬임 없이 고스란히 나오는 편이라 정직하지만
큰 병보다는 작은 사이즈로 나오는게 좋을 수도 있겠는게
큰 병을 혼자서 마시는 입장에서 반복되는 화사함이
후반부로 갈 수록 다소 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향기나는 껌 한통을 혼자 다 씹는 것 같네요.
후로랄 세종을 다른 사람과 나눠마시던가, 작은 용량이면
적정한 수준에서 봄의 기운을 느끼지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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