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박람회장 벨기에는 크게 두 지역으로 나누어집니다.
수도 브뤼셀을 기준으로 남쪽은 왈롱(Wallon)지역,
북쪽은 플랜더스(Flanders)지역으로 불리죠.
플랜더스지역을 대표하는 것으로는 물론 '플랜더스의 개' 도 있지만,
벨기에의 수많은 종류의 맥주들 가운데 특히 서 플랜더스의 명물인
'플랜더스 레드 에일 (Flanders Red Ale)' 이 있습니다.
흔히 Red Ale, Red Beer 라고도 이야기되는 이 맥주는
아일랜드의 Irish Red Ale 과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플랜더스의' 란 의미인 Flemish Red Ale 이라고도 불려지죠.
'플랜더스 레드 에일' 은 한 번 맛을 보면,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는데,
맥주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붉은색상, 산미에서 오는 짜릿한 맛과 향등이
오히려 와인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입니다.
그래서 '플랜더스 레드 에일들은' 종종 와인같다(Winely)고 표현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홉과 맥아를 사용해 빚은 맥주로서,
신기한 점은 17세기의 영국의 상면발효 흑맥주
포터(Porter)와 그 조상이 같다고 합니다.
포터와 플랜더스 레드에일, 아무리 맥주를 모른다고해도
100% 누구나 두 맥주의 차이점을 가릴 수 있을만큼
현재는 완전하게 다른 종류의 맥주인데 말입니다..
'플랜더스 레드 에일'의 이 같은 특징들은 다음에서 기인합니다.
1. 발효시 일반 맥주효모 보다는 젖산균등의 유기균을 사용합니다.
2. 붉은 갈색빛의 색상은 비엔나 라거의 비엔나 몰트에서 비롯합니다.
3. 발효후 오크통에서의 장기간 숙성은 레드에일의 산미를 증폭시켜줍니다.
레드에일은 람빅(Lambic)류와 마찬가지로.. 미숙성된 젊은 맥주와,
길게는 2년이상의 숙성된 맥주가 혼합되어 제공됩니다.
맥주이지만 홉의 쓴 맛은 과일과 같은 신 맛에 가리워져 존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플랜더스지역에는 '플랜더스 레드 에일' 을 양조하는 마을이
대략 열 곳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플랜더스 레드를 대표하는 브랜드들로는
맨 앞사진의 '로덴바흐(Rodenbach)',
바로 윗 사진의 '뒤셰스 드 부르고뉴' 등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나마 다행이도, 비록 높은가격이지만
한강진역 근처의 바에서 뒤셰스를 판매하여,
플랜더스 레드에일을 맛이라도 볼 수는 있는 상황입니다.
'플랜더스의 레드 에일' 은 미국의 마이크로 브루어리들에 의해 시도되어
현재는 Sour ale, wild ale 이란 형식으로 미국에서도 만들어 지고 있으나,
Flanders, Flemish 란 수식어는 오로지 벨기에산에만 가능합니다.
끝으로, 제가 벨기에를 여행하던 때, 까르푸 같은 대형마켓에서
로덴바흐를 마치 음료수처럼 캔 묶음으로 싸게 판매하는게 눈에 띄었습니다.
'플랜더스 레드 에일' 같은 스페셜한 맥주가
캔으로도 출시가 가능한 것은, 분명 일반인들에게도
'레드 에일' 만의 특징이 먹힌다는 것을 입증한 결과겠지요.
제 생각에는 우리나라에 캔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랜더스 레드 에일' 이 시장에 들어온다면,
왠지 자리잡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는군요.
- 블로그에 등록된 플랜더스 레드 에일들 -
Rodenbach GrandCru (로덴바흐 그랑크뤼) - 6.0% - 2010.09.25
Duchesse de Bourgogne (뒤셰스 드 부르고뉴) - 6.2% - 2010.10.26
Rodenbach Vintage 2007 (로덴바흐 빈티지 2007) - 7.0% - 201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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