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에 소재한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을를 브루어리는 사실 양조장이 독채로 있는게 아닌,
큰 건물 내에 레스토랑, 맥주 양조장, 까페, 베이커리 등이
함께 옹기종기 모여, 여러 미식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오늘 시음할 뺭 맥주의 전면 라벨에는 빵들이 그려져 있는데,
빵맥주로 이름지으려다가 국내에서는 해당 네이밍이 문제가되어
뺭맥주라고 짓게 되었다는 을를 양조장 관계자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을를 브루어리의 맥주 -
브루어리 을를 알로효모라 - 3.0% - 2024.06.28
보통 맥주 라벨 디자인에 빵이 그려져있을 때에는
해당 맥주의 풍미가 토스트나 구운 빵과 같은 풍미를 낼 때
비유적으로 그 느낌을 표현하고자 빵의 이미지를 싣곤 합니다.
그러나 을를의 뺭맥주는 실제 빵을 넣어 만든 맥주인 컨셉으로,
앞서 설명한 같은 건물에서 운영되는 베이커리가 있다하였고,
판매하다가 남은 자투리 빵들이 남게되어 그것을 활용하여
맥주를 만들어보는 시도가 오늘의 뺭맥주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판매하다가 남은 빵을 이용하여 맥주를 만드는 컨셉은
해외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에서 종종 시도되던 것으로
상단 이미지에 있는 제품도 그런 의미로 Toast 맥주가 되었습니다.
아무튼 을를 브루어리에서는 빵을 넣되, 어떤 맥주 스타일이
빵을 넣은 맥주 컨셉에 어울릴까 고민을 했던 것 같은데,
그들이 선택한 타입은 붉은 빛에 맥아의 고소함이 있는
비엔나 라거였습니다.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은
고소하고 몰티한 맥주라 대중들에게도 어필할 만 하겠지요.
꽤 맑은 편이며 비엔나라거에 어울리는 호박색을 띕니다.
구운 빵의 테두리나 그레이엄이나 다이제 등의 곡물 크래커가 쎄서
확실히 빵을 넣은 맥주라는 인식이 향에서 부터 강하게 다가옵니다.
은은하지만 약간의 꽃과 같은 향에 연한 카라멜 향도 나와줍니다.
탄산기는 보통으로 무난한 수준의 탄산감을 보유했으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5.0% 의 대중적인 알코올 도수의 라거지만
맥아가 특화된 비엔나라거라서 중간 수준의 무게감을 띕니다.
차분하고 안정적이며 포근한 느낌으로 마시기 좋았습니다.
맥아적인 단맛이 초반에 살짝 카라멜이나 토피와 같이 나지만
중반부터는 깔끔해져서 특별히 물리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맥아+빵에서 나오는 고소한 맛은 유효했는데 향에서도 언급한
곡물 크래커류나 구운 곡물빵 혹은 식빵 테두리 같은 맛이 있습니다.
향에서보다는 맛에서 홉으로 예상되는 맛이 더 주효했다보는데,
너무 빵과 구수함 일변도로만 진행되면 보리차피니쉬가 될 것 같았는지
홉에서 기인하는 알싸한 풀과 살짝 레몬과 같은 풍미를 살린 듯 보였습니다.
쓴맛은 눈에 띄진 않지만 홉의 풍미는 밸런스 측면에서 인지되었기에
너무 단조로운 빵맛만 나는, 구수함만 있는 비엔나 라거로 향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이너한 장르인 비엔나 라거를 빵을 넣어 잘 구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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