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크래머리 바이젠복(Weizenbock)편에서 언급했듯
크래머리 양조장은 독일식 맥주에 근간을 두고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미국식 크래프트 맥주 스타일도 많이 받아들여
임페리얼 스타우트나 Hazy IPA 계통도 생산하고 있지만,
기본 맥주 라인업에는 여전히 독일 스타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늘 시음할 필스너(Pilsner) 또한 독일식 금색 라거로
양조장의 기본실력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크래머리 양조장의 맥주 -
크래머리 바이젠복 - 7.0% - 2021.02.20
필스너라는 맥주는 독일 상업 양조장들에서는
마치 중국집의 짜장면과 같은 가장 기본 메뉴입니다.
종종 밀맥주에 특화되거나 브랜드 내에서
밀맥주가 더 유명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이것도 중국집으로 치면 짬뽕특화겠군요)
양조장 홈페이지의 맥주 목록에서 가장 먼저,
가장 위에 등장하는 맥주는 필스너입니다.
따라서 기본이 독일식 맥주에 근간을 둔 양조장이라면
필스너 퀄리티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탁하진 않지만 완전 여과가 깔끔히 된 라거처럼
맑고 투명한 금색을 보여주지는 않았습니다.
언필터 필스너들도 있으니 단점이라 보지 않습니다.
적당한 풀, 꽃과 같은 식물과 같은 향이 오는것과 동시에
밝은 맥아 맥즙의 시럽이나 식혜류와 비슷한 단 내도 납니다.
탄산기는 있는 편으로 여름에 청량하게 마시기 좋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필스너라는 대중적인 라거 답게
가볍고 산뜻해서 여러 잔 마시기에도 무리 없을 듯 합니다.
맥아적인 단 맛은 아예 소멸시키지 않고 살짝 남아있으며,
특별히 구수한 옥수수나 버터류의 맛을 내포하진 않습니다.
홉의 맛은 향에서 언급한 것 처럼 풀, 꽃, 허브류로
독일계 노블(Noble)홉의 맛을 잘 담은 것 같았습니다.
필스너 답게 뒤에 약간의 쓴 맛이 있지만 허용수치 내였고,
크래프트 필스너처럼 날이 선 샤프한 풍미의 필스너라기보다는
잔잔하고 아늑한 느낌의 필스너에 더 가까웠다 생각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