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머리(Kraemerlee)는 2015년 경기도 안산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가평에서 맥주를 만드는 수제맥주 양조장입니다.
창립자는 3명으로 독일에서 각각 양조와 금융을 공부한
한국인 2명의 성은 이씨고, 독일에서 양조 경력을 쌓은
독일인 창립자 펠릭스의 성은 크래머(Kraemer)이기에
둘을 합쳐 크래머리(Kraemerlee)가 업체명이 되었습니다.
2014년 이후에 설립된 수제맥주 업체들은 대체로
미국식 크래프트 맥주에 영향을 강하게 받은 곳이 많아,
Pale Ale 이나 IPA 같은 미국식 맥주를 주로 취급했습니다.
반면 크래머리는 독일식 맥주에 영향을 받았기에
미국식 크래프트 맥주가 대세였던 상황에서도
우직하게 독일식 맥주들을 선보였습니다.
오늘 시음하는 바이젠복(Weizenbock)이 대표적으로,
국내 수제맥주 업체에서 독일 바이젠을 만드는 곳은 많아도
바이젠복까지 범위를 넓힌 곳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높은 알콜 도수 + 낮은 대중성 + 대세가 아닌 옛 스타일이라는
여러 이유로 인해 많은 양조장들이 굳이 다루려하지 않지만,
역시 크래머리 양조장이기에 바이젠복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크래머리는 꼭 독일식 맥주만 고집하는 건 아니고
최신 크래프트 맥주 스타일의 맥주들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맥주와 최신 맥주가 라인업에 공존하는 곳이라 보면 됩니다.
수입맥주로 유사한 스타일은 바이헨슈테판의 비투스(Vitus)가 있지만
색상이나 여러면에서 이것이나 요것이 조금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금색보다는 짙은 밝은 호박색에 가깝고 탁합니다.
카라멜이나 꿀류의 단 내와 함께 바나나, 정향 등의
바이젠 기반 맥주에서 기대할 수 있는 향이 강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말끔하게 맥아 단 내 + 효모 향을 담았네요.
탄산감은 많지 않은것이 리치하고 부드러운
질감과 무게감을 느끼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안정감과 포근함 등의 감정을 전달해주는 맥주네요.
카라멜, 바닐라, 약간의 곡물 비스킷 등등의
맥아에서 기인한 단 맛과 고소함이 있으며,
단 맛이 물리게 남는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상기한 단 맛과 효모에서 나온 바나나 등의
바이젠 발효 맛이 빵에 발라먹는 잼과 같은
달콤한 느낌을 주지만 과하게 달진 않았고,
후추나 정향 등등의 화함은 뚜렷하진 않습니다.
바이젠 복이 홉의 쓴 맛을 느끼게하는 맥주는 아니니
쓴 맛은 당연히 적고, 끝으로 갈 수록 상당히
말끔해지는 피니쉬라 시음성도 생각보다 좋습니다.
딱히 단점이라는 것을 발견하기 어려웠던 맥주로
상당히 잘 만들어진 바이젠복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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