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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일본

Aooni IPA (아오오니 IPA) - 7.0%

by 살찐돼지 2012. 6. 9.

 

 

아오오니 IPA 는 일본의 지비루 양조장인 Yoho Brewing 출신으로

아오오니(Aooni)는 일본어로 '푸른색의 도깨비' 란 뜻이라 합니다.

 

일본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겨지는 디자인을 가진 캔이지만,

이 맥주의 부제는 인도에서 온 푸른 도깨비 입니다.

 

생김새는 일본 도깨비인데 인도에서 온 도깨비라고 말하는 이유는

인디아 페일 에일(India Pale Ale) 스타일의 맥주이기 때문이죠.

 

- 블로그에 등록된 다른 Yoho Brewing 의 맥주 -

Yona Yona Ale (요나 요나 에일) - 5.5% - 2012.05.10

 

 

Yoho Brewing 에서 그들의 IPA 맥주를 도깨비로 비유한 이유는

IPA 스타일의 맥주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인 홉의 짜릿함과 상쾌함이

마치 도깨비를 보았을 때의 오싹함과 닮은 면이 있어서라고 합니다.

 

일본에서도 아사히나 삿포로 등의 대중화된 라이트/페일 라거에서는

실질적으로 맥주의 기본 3 재료 가운데 하나인 홉의 특징적인 맛을

접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쉽고 편하게 들이킬 수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그러나 항상 라이트/페일 라거만 맥주의 전부라고 여기던 사람들이

갑자기 홉으로 점철된 IPA 를 마시게되면 그로부터 느끼는 감정은

아마 도깨비를 본 충격에 버금갈 것이라는게 Yoho Brewing 의 속내 일겁니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이와 다를 바 없지만, 그래도 근래들어 한국에도

홉의 풍미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는 제품들이 조금씩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앨리 캣(Alley Kat), KA-BREW 의 북한산 Pale Ale, 지리산 반달곰 IPA,

세븐브로이의 IPA, 맥파이(Magpie)의 아마릴로 Pale Ale 등이 있죠.

 

아마 저 제품들을 마셔보시면 '맛있다' 라는 충격의 도깨비가 올 수 있겠지만,

저는 '이런 맥주들도 있었는데 모르고 살았구나!' 라는 감흥을 얻으셨으면 좋겠네요. 

 

향에서는 홉의 내음이 풍겨지기는 하지만, 뭔가 카라멜과스런 단 맛과

합세되어 전해져오기 때문인지 아주 강렬하게 코를 찌르지는 않았습니다.

 

색은 약간은 탁한 주황빛을 발하고 있었음과 동시에,

탄산감은 그리 많지 않아 풍미를 느끼는데 방해되지 않았습니다.

 

7%의 IPA 이기에 무게감이나 질감이 무겁고 진할 필요는 없으나

무게감은 7% 에 비해서 산뜻한 인상이었고 질감은 좀 진득하더군요.

그리 겁 낼만한 부담감을 주는 맥주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홉의 감귤과 같은 맛 - 풀때기를 씹는 맛 - 맥아의 카라멜 맛 등이

고루 갖추어져 있는 IPA 이기에 준수하다는 생각은 들었으나..

제 개인적인 취향에는 약간 힘이 빠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말은 즉, 초반부에 비해 후반부에 혀와 입 안에 남는 홉의 씁쓸한 여운이

 그리 지속적이지 못해서 심심하게 다가오는 듯하다는 인상이었지만,

 

반대로 아직 홉의 강한 풍미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적정선에서 끊어주기에

무지막지한 홉의 폭격으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나쁜 도깨비가 되기보다는

상처입지 않게 조율하여 어루만지는 선한 도깨비 같다고 마무리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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