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올린 시음기가 2,000 개가 넘다보니
시음기 작성 목적으로 맥주를 구매할 때,
"이 맥주를 시음기를 작성했었나?" 헷갈리기도 합니다.
당연히 시음기가 올라왔을 것이라 생각했던 맥주인
미국 Ballast Point 의 대표제품인 Sculpin IPA 로,
오뚜기 라면들을 리뷰하면서 진라면만 빼놓고 한 셈입니다.
개인적으로 인연이 참 깊은 맥주로 예전에 공동 운영했던
'비어포럼' 이라는 사이트에서 2013년인가 이 맥주가
처음 지금과 다른 수입사를 통해 국내에 선보여졌을 때,
소개하는 차원에서 시음회를 개최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운영하던 '사계' 라는 펍에 개업과 함께 처음으로
판매했던 IPA 가 바로 스컬핀(Sculpin)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일이 끝난 새벽 펍에서 개인적으로 마실 때 자주 애용했지요.
- 블로그에 리뷰된 밸러스트 포인트(Ballast Point) 양조장의 맥주들 -
Ballast Point Calico Amber Ale (밸러스트 포인트 칼리코 엠버 에일) - 5.5% - 2013.09.07
Ballast Point Yellowtail Pale Ale (밸러스트 포인트 옐로우테일 페일 에일) - 4.6% - 2014.01.02
Ballast Point Fathom IPL (밸러스트 포인트 패덤 IPL) - 7.0% - 2014.05.25
Ballast Point Dorado Double IPA (밸러스트 포인트 도라도 더블 IPA) - 10.0% - 2014.08.11
Ballast Point Sea Monster (밸러스트 포인트 씨 몬스터) - 10.0% - 2014.09.20
Ballast Point Victory at Sea (밸러스트 포인트 빅토리 앳 씨) - 10.0% - 2014.11.09
Ballast Point Indra Kunindra (밸러스트 포인트 인드라 쿠닌드라) - 7.0% - 2015.02.05
Ballast Point Piper Down (밸러스트 포인트 파이퍼 다운) - 5.8% - 2015.03.19
Ballast Point Even Keel (밸러스트 포인트 이븐 킬) - 3.8% - 2015.05.01
Ballast Point Grunion Pale Ale (밸러스트 포인트 그루니언 페일 에일) - 5.5% - 2015.07.26
Ballast Point Calm Before The Storm (밸러스트 포인트 캄 비포 더 스톰) - 5.5% - 2015.11.13
Ballast Point The Commodore (밸러스트 포인트 더 코모도어) - 6.5% - 2016.09.18
Ballast Point Black Marlin Porter (밸러스트 포인트 블랙 마린 포터) - 6.0% - 2016.12.08
Ballast Point Big Eye IPA (밸러스트 포인트 빅 아이 IPA) - 7.0% - 2017.04.06
Ballast Point Tongue Buckler (밸러스트 포인트 텅 버클러) - 10.0% - 2017.06.15
Ballast Point Red Velvet (밸러스트 포인트 레드 벨벳) - 5.5% - 2017.08.12
Ballast Point Longfin Lager (밸러스트 포인트 롱핀 라거) - 4.5% - 2018.01.07
Ballast Point Sour Wench (밸러스트 포인트 사우어 웬치) - 7.0% - 2018.06.22
그리고 '어메이징브루잉 컴퍼니' 에서 교육이사로 재직하던 시절
시음 교육 현장에서 맥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떤 IPA 를
마시게 해줘야 가장 호감을 가질까? 라는 고민을 했었고,
상대적으로 같은 회사의 Big Eye 는 강건하고 씁쓸함이 있다면
Sculpin 은 쓴 맛보다는 새콤 상큼한 열대과일 위주라 자주 애용했습니다.
현재 Ballast Point 양조장의 제품 설명에도 살구,복숭아,망고로 비유됩니다.
현재는 Sculpin 에 비해 더욱 더 후르츠칵테일 같은 면모를 갖춘
New England / Hazy IPA 류가 나온 후론 다소 고전 IPA 같아졌지만,
한 때는 이제품과 요제품과 함께 걸작 미국 IPA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원래 Ballast Point 가 부재료로 엄청 다양한 파생품을 만들지만,
특히 대표작인 스컬핀(Sculpin)에는 온갖 시도가 더해졌고 그게 수입되었었지요.
파인애플 스컬핀, 자몽 스컬핀, 하바네로(..), 브렛(알로하),
언필터드 등등 2년 전만 해도 꽤 파생품도 많았는데,
지금 벌써 예전에 있던 추억의 맥주들이 되었네요.
특히 하바네로 스컬핀은 많이 괴작이었습니다.
맑기 보다는 아주 살짝 탁한 감이 있었으며,
색상은 금색보다는 조금 짙은 금색-주황색입니다.
양조장 스스로 설명한 것 같이 복숭아, 살구 등이 있고
5~6년 전에 마셨을 때는 과일 천국이라고 느꼈던데 반해,
현재 Hazy IPA 의 향이 워낙 더 강한 과일 향의 집합체라
되려 스컬핀에서 솔이나 풀과 같은 향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거친 느낌 없이 새콤달콤하게 홉의 향이 가득합니다.
탄산감은 많지도 적지도 않게 서부식 IPA 에 알맞은 정도며,
질감이나 무게감도 컨셉에 어울리는 가볍고 산뜻한 편입니다.
가벼움과 중간(Medium) 바디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단 맛은 거의 없으며 정말 약간의 과일시럽 같이 옵니다.
입 안에서 퍼지는 망고, 자몽, 살구 등의 과일 향이 퍼지는데,
5년 전 매장에서 드래프트로 판매했을 때 보다는 현재 더 자극이 있는
NE /Hazy IPA 를 경험한 후라 그런지 예전 만한 강렬함은 없고,
새콤함과 적당한 쓴 맛 그리고 풀과 같은 느낌으로 마무리되며,
씁쓸함의 여운과 살짝 종이같은 뒷 맛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그래도 기본적인 퀄리티가 우수한 IPA 로 한 시대를 풍미한
IPA 답게 자주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을거라보는 제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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