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 리퍼블릭 양조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소재했으며
지난 겨울 지정된 장소에만 풀렸던 미국 유수의 크래프트 맥주들
가운데 하나로 속해있던 맥주가 베어 리퍼블릭의 Racer 5 였습니다.
앵커 스팀이나 시에라네바다 토페도 IPA 와 Racer 5 가
함께 들어온다는 것도 상당히 센세이션한 일이었지만
믿기 어려운 가격으로 한 번 더 맥주 계를 후끈 달아오르게했었고
베어 리퍼블릭의 맥주가 원래 이렇게 고가인가? 라는 의심도 낳았지만
Racer 5 IPA 또한 다른 미국 유수의 IPA 들과 가격면에서는
아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맥주임에도 한국에서 비싼 맥주로
각인되는 것 같아 첫 진출이 약간 아쉽게 된 베어 리퍼블릭 입니다.
레이서 5 인디아 페일 에일은 매우 정석적인
미국식 IPA 라고 불릴만한 제품입니다.
Racer 5 IPA 에서 가장 중요한 홉(Hop)의 구성을 살펴보면
캐스케이드(Cascade), 치눅(Chinook), 콜럼버스(Columbus),
센테니얼(Centennial) 까지 총 4 종류의 홉이 사용되었다하며,
이들은 미국을 대표하는 철자 C 로 시작하는 홉들로
흔히들 4C 라고 불립니다. 미국식 IPA 나 페일 에일 등에 쓰이며
영국이나 독일 등의 유럽 홉들과는 매우 다른 미국적인 홉의 맛을
가장 잘 살려주는 홉들이 바로 4C 홉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IBU 75 에 알코올 도수 7.5 %, 4C 홉이 사용된 Racer 5 IPA 는
미국식 IPA 가 어떤 느낌인지 알아볼 때 유용한 교재가 될겁니다.
아주 뿌옇지는 않지만 탁한 기운과 부유물이 확인되며
색상은 오렌지 색이나 밝은 구리색을 띄었습니다.
거품의 생성력은 탁월했으며 유지력도 준수합니다.
시트러스(Citrus)할거라는 예상이 아주 들어맞았던 맥주로
감귤류나 오렌지스러웠던 과일의 상큼한 향이 돋보입니다.
약간의 달달한 맥아 향도 찾을 수 있으나 홉에 가리워집니다.
특별하게 거칠거나 투박한 풀이나 건초 등의 쓴 내는 없더군요.
탄산감은 많지 않으며 맥주 자체가 묽거나 연한 감은 없이
나름 질고 끈적한 점성과 질감으로 입에 닿았습니다.
육중하거나 가라 앉은 느낌까지는 아니었지만
적당한 무게감으로 안락하고 만족스런 느낌을 줍니다.
IBU 75 가 제 미각에서는 이미 면역이 되었는지
특별히 Racer 5 IPA 가 쓰다고 생각되지는 않았습니다.
시트러스한 홉의 풍미와 함께 비스킷스러운 고소한
맥아의 맛이 함께 나타나서 균형을 맞추는 듯 했지만,
지금 시음하는 맥주가 오랜 시간 보관됨에 따라
베스트 컨디션이 아닌 것을 감안하면 홉의 세력이
맥아를 더 압도해서 입 안에서 터져주지 않았을까 봅니다.
풀뿌리를 그대로 씹는 듯한 조악하거나 거친 맛 등이
Racer 5 IPA 에서는 나타나지 않았고 반듯하게 홉의
화려하고 새콤한 맛만 입에 전달되는 것을 볼 때,
완성도에 매우 심혈을 기울인 미국식 IPA 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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