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늘 시음하는 칼스버그 엘레펀트(Carlsberg Elephant)는
제 블로그 초창기인 2009년에 독일에서 이미 시음을 했던 맥주였으나,
각 잡고 시음하기보다는 항상 취하려고 마시던 맥주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시음기를 남기지 못한게 2025년까지 오게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정식 수입된 적이 최근 16년 사이에는 없었지만,
유럽과 미주, 다른 아시아에서는 꽤 인지도 있는 칼스버그 제품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칼스버그(Carlsberg)의 맥주 -
Carlsberg (칼스버그) - 5% - 2009.08.04
Carlsberg Special Brew (칼스버그 스페셜 브루) - 8.6% - 2012.11.21
1901년 칼스버그의 Carl Jacobsen 은 건축가에게 의뢰하여
이탈리아의 한 도시의 코끼리 오벨리스크로 영감을 얻은
화강암 코끼리 탑을 덴마크 칼스버그 양조장 입구에 세우게 됩니다.
총 4개의 탑이 있다고 하며 그 탑의 이름은 Carl Jacobsen 의
자녀들의 이름 이니셜로 으로 명명했기에, 이후부터 코끼리는
칼스버그 양조장과 인연을 얻게되어 제품 디자인에 등장하게 됩니다.
1955년에 Export Lager Beer 라는 컨셉으로 기존의 라거보다
여러모로 강력한 라거 맥주를 만든게 Carlsberg Elephant 의 시작으로,
현재는 코펜하겐 본진 양조장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 위치한
칼스버그 그룹의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Strong Pilsner 제품입니다.
저 또한 2009년에 독일에서 동료들과 술 마실 때
일종의 소주나 소맥 대용으로 Carlsberg Elephant 를
마셨던 기억으로 16년이 지나서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2025년 1월 현재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어지는 제품은 아닙니다.
대기업에서 만든 필스너라는 이름을 붙여나오는 맥주치고
의외로 상당히 탁한 밝은 금색상을 띄고 있었습니다.
밝은색 맥즙의 단내와 함께 흰 곡물 반죽류의 고소함에
홉에서 오는 약간의 풀, 허브와 같은 느낌이 주된 향이었습니다.
탄산기는 보통으로 많지도 적지도 않게 나와주었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중간 수준으로 가볍게 물처럼 넘길
금색 라거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점성이었습니다.
살짝 느끼하게 자리잡은 밝은 맥즙의 단맛이 있는데,
엿기름 같은 면모가 느끼해질때 쯤 사라지긴 합니다.
홉에서 오는 씁쓸함은 적어서 필스너 같진 않지만,
홉의 맛은 풀, 허브, 꽃 처럼 유럽 대륙 홉 느낌으로 있습니다.
단맛과 함께 연한 수준의 효모 발효취가 존재하였기에
끝은 은근한 프루티가 있었지만 밀맥주 수준은 아니었으며,
켈러비어(Kellerbier)류에서 접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은 있습니다.
Strong Export Lager 라는 포지션이지만 7.2% 의 알코올 도수라
알코올의 느낌은 특별히 튀지 않는 타입이었다고 생각하며,
소맥 같은 느낌의 맥주라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았습니다.
16년 전에는 술맛을 느끼고 싶을 때 골랐던 맥주였었지만
16년 사이에 확실히 입맛이 바뀌어 무난무난하게 다가왔던 맥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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