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맥주 시음기를 올리려고 노력하며,
특히 좋아하는 스타일의 맥주가 나오면 기대감이 커지지만
가끔은 시음에 대한 부담, 걱정 등이 오는 맥주들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어쩌면 캐스케이드(Cascade)의 맥주들이 그런데,
일단 기본적으로 가격이 높은데 스타일은 전위적인
해석들이 많이 들어간 Sour 맥주들에, 용량도 많아서
시음노트에 관한 어려움과 마시는 것에 압박을 느끼곤합니다.
한 병에 3~4 천원이 아닌 3~4 만원은 호가하는데
뭔가 잘 파악해서 써야겠고 완병 마시기는 힘든 그런거죠.
- 블로그에 리뷰된 미국 캐스케이드(Cascade) 양조장의 맥주들 -
Cascade Elderberry (캐스케이드 엘더베리) - 7.0% - 2017.11.08
Cascade Noyaux (캐스케이드 노이오) - 9.9% - 2018.02.12
Cascade Sang Noir (캐스케이드 상 누와) - 9.9% - 2018.05.30
Cascade Strawberry (캐스케이드 스트로베리) - 7.1% - 2019.04.13
미국 Cascade 에서 Blackcap Raspberry 를 말하기를
와인 '보졸레누보의 라즈베리 판' 이라 합니다.
원판이 되는 맥주는 블론드 에일로부터이며,
28개월 동안 배럴에 발효 및 숙성을 가져가고
이후 추가로 2개월 동안 150kg 가량의
라즈베리와 함께 보관되어 라즈베리에서 오는
단 맛과 시큼함을 블론드 에일에 스며들게 합니다.
핑크 빛 거품 층에 외관은 자두색에 가깝습니다.
시큼한 산미와 나무 향취 등이 있지만 식초와 같은
성향이 강하진 않고, 은근히 달콤한 라즈베리 향이 셉니다.
벨기에의 스위트 프람브와즈의 향과도 언뜻 유사합니다.
탄산은 살짝 있는 편이나 목청을 때리는 청량함은 아니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체리,포도 주스의 그것과 유사해서
아주 무겁지도 마냥 가볍지도 않은 중간 수준입니다.
첫 맛은 산미로 향에서 보다는 식초나 젖산의 느낌이 오나,
이후 탄닌과 함께 라즈베리 과일 주스와 같은 단 맛이 나옵니다.
그로 인해 산미가 잔잔하게 나왔지만 떫은 과일 껍질 같은 맛과
가죽, 나무 등의 펑키(Funky)함이 단 맛과 대비되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단 맛이 점차 입 안에서 사라지면 은근슬쩍 남아있던
신 맛이 다시 입 안에 나타난 후 퇴장하는 양상이었네요.
개인적으로는 와인과 미국식 Sour Ale 의 결합보다는
적당히 담백한 라즈베리/체리 주스와 Sour Ale 의 결속으로
생각보다는 맛이 날카롭거나 어색하진 않아서 좋았습니다.
막상 이렇게 마시고 나면 시음 전의 우려가 기우였다는 걸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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