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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벨기에

De Ranke Guldenberg (드 랑케 굴덴베르흐) - 8.5%

by 살찐돼지 2013. 6. 22.

 

벨기에 서쪽 프랑스 국경과 가까운 Wevelgem 이란 마을에는

1994년 설립된 De Ranke 라는 맥주 양조장이 있습니다.

 

종이로 둘러싼 포장이 인상적인 De Ranke 의 맥주로서

오늘 소개하는 제품은 굴덴베르흐(Guldenberg)이며

스타일은 벨기에식 트리펠(Tripel)에 해당합니다.

 

창립자 Nino Bacelle 의 고향이자 양조장의 소재지인

Wevelgem 에 있는 Guldenberg Abbey 로부터

트리펠(Tripel) 맥주답게 그 이름이 수도원에서 유래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De Ranke 양조장의 맥주 -

De Ranke Kriek (드 랑케 크릭) - 7.0% - 2010.11.24

 

 

벨기에 수도원식 맥주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재료는

벨지안 캔디 슈가(Belgian Candi Sugar)로서

색상이 짙은 두벨(Dubbel)에는 Dark Candi 가

밝은 톤의 트리펠(Tripel)에는 Light Candi 가 사용됩니다.

 

고형이든 시럽형태든 맥즙을 끓이는 과정에 첨가되거나

프라이밍(Priming)이라하여 벨기에 에일들의 대표적 특징인

Bottle Conditioning (병내숙성)과 탄산화를 위해 투입되기도 합니다.

 

맥즙을 끓일 때 캔디슈가가 넣어지면 캔디슈가가 발효당으로 전환되어

맥주의 무게감 상승 없이 알콜 도수를 높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량의 맥아로만 맥주 도수를 높이려면 맥주 무게감의 상승도 따르게 되죠)

 

캔디 슈가(Candi Sugar)의 또 다른 장점은 트리펠(Tripel)이라는

장르의 맥주가 상당한 고도수(8-11%)의 맥주임에도 불구하고

질감과 무게감은 가볍고 산뜻하며 당에 의한 단 맛이 적은 편으로

 이는 벨지안 캔디 슈가(Belgian Candi Sugar)의 공이 큽니다.

 

 

진작에 대비를 해도 막을 수 없었던 대 폭발을 겪었기 때문인지,

잔에 담긴 맥주 안에는 헤엄치는 효모의 입자들이 발견되었고

맥주는 탁한가운데 살구색이나 밝은 오렌지색을 띄고 있습니다.

 

탄산때문에 초기에 거품생성력은 무지막지하지만

조밀한 거품이 아닌 입자가 큰 Dog 거품인지라

유지력은 좋지 못하고 순식간에 사그러듭니다.

 

향에서는 아름답고 정제된 달콤함을 갖춘 트리펠(Tripel)이 아닌

일단 홉(Hop)이 기대치보다 강세여서 허브나 풀잎스러운 느낌의

홉의 아로마가 등장했으며 꽤나 시큼(Tart)한 향도 강하게 존재합니다.

약간 벨지안 페일 에일류에서 찾을 수 있는 말안장스런 느낌도 있네요.

 

시큼하면서 레몬스러운 향의 이면에는 달달한 시럽이나

화사한 꽃과 같은 향도 찾아오는게 향이 매우 복잡했던 맥주입니다.

 

탄산감은 많은 편이어서 왠만한 라거맥주 뺨치는 수준이었고

이에 따라 질감이나 무게감도 경감되는 현상을 초래했지만..

 

어디까지나 8.5%의 맥주에 비해 가볍고 산뜻하다는 것이지

마치 Light Lager 마냥 물과 같은 특징을 지녔다는 것은 아닙니다.

무게감은 중간(Medium Body)이며, 은근히 입에 걸리는 질감입니다.

 

우선 가장 먼저 전달되는 맛은 예상외로 홉(Hop)의 풍미로서

상큼한 시트러스(Citrus)함은 아주 약간만 생기는 채,

마치 신선하게 보관되지 않은 홉에서 발생하는 거친 맛을 가진 듯 하며

그 맛은 허브나 풀(Graasy) 쪽에 치우쳐 투박(Earthy)함을 줍니다.

 

벨기에 에일 효모에서 파생되는 바나나스런 달콤한 에스테르는

약간의 시럽이나 꿀과 같은 단 맛과 함께 자리잡긴 했었지만..

맥주 맛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영향력이 강하지는 않더군요.

 

반면 젖은 가죽이나 말 안장, 쿰쿰한 맛의 향신료(Spices)들이

달콤하고 예쁘장한 맛들을 대신해서 존재감을 과시했는데,

 

트리펠(Tripel)이라는 스타일에서는 나름 선전하는 홉의 쓴 맛과

결합한 부분이 미력하게나마 벨지안 IPA 스럽게도 느껴졌으며,

혹은 시큼함 맛과 향과 결합한게 람빅인 괴즈(Geueze)와 유사했습니다.

 

높은 도수에서 오는 알콜스러운 맛은 그리 느껴지지 않더군요.

 

이전에 마셨던 '스틴브뤼헤 트리펠' 이 안정적인 특징과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특징들로 무장되었던 트리펠(Tripel)이라면,

 

드 랑케 굴덴베르흐(De Ranke Guldenberg)는 아리따움과는 무관하며

현란한 맛의 구성으로 마시면서 따분함을 느낄 틈을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맛의 거칠고 투박한 면에 쓴 맛고 어느정도 있는데다가

쉰 맛처럼 느껴진다던지 흙 내나는 맛도 나타나기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것이라 보이는 맥주입니다.

 

 개인적인 취향에는 참 마음에 들었던 트리펠(Tripel) 맥주로서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De Ranke Guldenberg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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