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와 닮은 유령이 마스코트인 벨기에의
팬텀(Fantôme) 양조장에서 만든 Chocolat 입니다.
라벨 전면에 카카오 열매가 큼직하게 그려져있고
초콜렛, 코코아 등이 언급되고 있기에 정보가 없다면
일반적인 어두운 맥주 + 초컬릿의 조합이라 여길 수 있지만
사실은 팬텀 양조장의 장기인 세종(Saison)과 결합되었습니다.
4년전에 리뷰한 맥주가 기본으로 깔린다고 봐도 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팬텀(Fantôme) 양조장의 맥주 -
Fantôme Saison (펀톰 세종) - 8.0% - 2013.08.15
세종(Saison)은 제 블로그에서 이미 수 차례 다뤘던 맥주로
밝은 색상을 띄며 도수에 비해 가볍과 풀향이나 과일 등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코코아와 칠리 페퍼 등은 맥주와 부재료의 궁합상
Saison 과 어울린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맥주를 검색하고 마시지 않는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Chocolat 과 카카오 열매가 주는 이미지가 강하기에
이미지만 믿고 선택하고 마실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막상 의도된 재료와 스타일의 통상적이지 않은 조합은
매우 낯설게 다가올 여지도 있을거라 봅니다.
충분한 설명이 뒷 받침된다면 컨셉의 흥미로움으로 인해
사람들이 한 번 시도해보겠다고 마음 먹을 것 같기도 합니다.
탁한 가운데 검정계열이 아닌 구리색을 띕니다.
맥주의 제목 속 재료 Chocolat 보다는 세종(Saison)의 본래 향내
그리고 칠리 페퍼가 어울러진 알싸함과 화함이 더 있습니다.
풀, 허브, 건초나 먼지, 서양 배, 오렌지, 후추 등의 향이 나며,
카카오와 연관된 향은 그냥 의식적으로 느껴지는 편입니다.
탄산감이 과하진 않지만 살짝 있는 편이라 보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8.0%라는 도수에 비하면
굉장한 가볍고 연한 수준이라 마시기는 편했습니다.
맛도 기본적으로 세종(Saison)스타일에 충실합니다.
풀과 과일류가 어울러진 맛이 도처에 깔려있으며,
곰팡이나 가죽 등을 연상시키는 쿰쿰함도 좋습니다.
맥아에서 나오는 단 맛은 적은편이라 생각되며,
곡물류의 텁텁함과 고소함이 뚜렷하지는 않습니다.
마시다보면 익숙한 세종(Saison) 맛과 대비되는
코코아 분말에서 나온 풍미가 있는데 나름 이색적입니다.
'초콜렛 맥주' 라는 타이틀을 얻기에는 컨셉이나
실제 맛이 어울리지 않다고 보긴 하지만
세종에 은근이 깔리는 코코아 맛이 꽤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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