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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Green Flash Palate Wrecker (그린 플래쉬 팔레트 렉커) - 9.5%

by 살찐돼지 2014. 9. 18.


우리말로 '미각 파괴자' 라는 명칭을 가진 미국 샌 디에고 출신

그린 플래쉬(Green Flash) 양조장의 팔레트 렉커(Palate Wrecker)입니다.


이 맥주의 스타일은 더블/임페리얼 인디아 페일 에일(IPA)로써

마시는 이의 미각을 파괴하는 주범은 바로 IPA 의 주역 홉(Hop)입니다.


1배럴(약 159L)당 6파운드(1파운드=454g)의 홉을 사용했다는

맥주의 공정들 중에서 여과나 스파징, 드라이 홉핑 할 것 없이


홉을 넣을 수 있는 과정이라면 다 넣었다고 알려진 제품으로

  그린 플래쉬가 홉(Hop)으로 끝장을 보려고 만든 맥주라 보시면 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그린 플래쉬(Green Flash)의 맥주들 -

Green Flash West Coast IPA (그린 플래쉬 웨스트 코스트 IPA) - 7.2% - 2012.12.31



1 배럴(159L)당 6파운드(2.7kg) 라는 수치가 어느정도인지 감이 안 잡히는

독자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홉의 향이 적당하게 묻어나는

인디아 페일 에일(IPA) 20L 를 양조할 때 홉이 150g 정도 들어가면

  적당히 과하지 않게 들어갔다고 받아들이고는 합니다.


 150 x 8 = 1,200 g 이 나오며 팔레트 렉커가 더블/임페리얼 IPA 임을 감안

쉽게 일반 IPA 보다 홉이 두 배로 들어갔다고 넉넉하게 쳐줘도

2,400g 이니 팔레트 렉커의 2,7kg 에 못미치는 양이기도 합니다.


팔레트 렉커에 사용된 2.7kg 의 홉들 가운데서 그 기능이

대부분 쓴 맛(IBU 상승)이나 홉 고유의 맛(Hop Flavour) 보다는

향(Aroma)을 살리는데 치중했을 거라는 예상이 됩니다.


2.7kg 의 홉을 쓴 맛이나 홉 맛을 위해 넣었다면

극악의 1000IBU 는 훌쩍 넘는 수치를 기록했겠죠.


향을 만끽하면서 팔레트 렉커(Palate Wrecker)면 이상적이나

제가 좀 부지런해서 갓 들어왔을때 리뷰를 못하고

거의 끝물만 남아있을 때에 시음기를 남기는게 좀 아쉽습니다.



탁한 오렌지색 구리색이 눈에 보입니다.

거품 입자는 사이즈가 있고 촘촘한 편은 아니었지만

손가락 두께만큼은 형성되며 유지력도 좋습니다.


향은 역시 홉의 향연입니다. 감귤류(시트러스)와

솔(Pine), 망고나 풀 때기스러운 향들이 함께 발산됩니다.


코를 찌르는 듯한 펑키한 향은 아니었지만

이거는 마시는 맥주의 컨디션 문제가 있다고 볼 수도 있고,

아무튼 그렇다쳐도 맥아적인 단 내가 홉의 향을

뚫고서 존재감을 드러낼만큼 홉이 무디지 않았습니다.


탄산감은 적습니다. 매끄럽고 살짝 기름진 질감에

무게감에서는 사람에 따라 무겁게 느낄 여지가 있지만

10% 알콜 도수의 맥주들의 평균보다는 약한 편입니다.

무게감이 부담스러워서 못마실 더블 IPA 는 아닌것 같네요.


향에서보다는 시럽이나 꿀, 오렌지 잼 등의 단 맛이

조금 더 살아나는 경향을 보여주었지만 어디까지나

맥아의 단 맛은 밑거름이 되는 맛으로 주연은 역시 홉입니다.


미국 홉(Hop) 대 결집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시트러스, 열대과일, 솔, 풀(Grass), 송진 등등

꼭 요것은 나오고 요것은 안 나왔다라고 집기 어려운

미국 홉 종합 선물세트와 같은 짜릿한 홉 맛을 보여주었습니다.


9.5%이지만 알코올 느낌이 크게 거슬리게 다가오진 않습니다.


홉의 쓴 맛은 마시고 난 뒤 잔잔하게 남아주는 정도로

'미각을 파괴하기에는 다소 모자란 것 아니냐?

산전수전 다 겪은 매니아를 굴복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함' 이라는

이번 시음 뿐만 아니라 과거의 시음을 통해서도 개인적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름에 비해서 무난한 맥주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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