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종종 어떤 맥주의
질감이나 점성이 부드럽고 찰진 경향이 있을 때,
빗대어 사용하는 언어로 실키(Silky)하다고 합니다.
'비단결 같이 매끄럽고 반들반들한' 으로
우리말로는 해석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미국 호핀 프로그(Hoppin' Frog) 양조장에서
제조한 실크 포터(Silk Porter)는 그런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어두운 색의 포터 맥주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호핀 프로그(Hoppin' Frog) 양조장의 맥주들 -
Hoppin’ Frog Karminator (호핀 프로그 카르미네이터) - 9.3% - 2017.08.29
Hoppin' Frog Outta Kilter (호핀 프로그 아우타 킬터) - 8.2% - 2017.11.12
Hoppin' Frog King Gose Home (호핀 프로그 킹 고제 홈) - 6.0% - 2018.04.22
사람들이 거론하길 양조장마다 잘 하는 것들이 있는데,
예를들면 "A 양조장은 IPA 가 진짜 수준급이야"
"B 양조장은 팜하우스 에일에 특화되어있어" 등입니다.
호핀 프로그(Hoppin' Frog)는 이미지가 어두운 계통
스타우트나 포터를 잘 만드는 곳으로 각인되었고,
B.O.R.I.S 를 비롯한 대표 제품들이 이쪽에 속합니다.
호핀 프로그에서는 어두운 계통의 맥주들에 공통적으로
행하는 일이 있으니 일단 커피를 넣은 Cafe 버전 생산,
그리고 배럴 에이징(Barrel-Aging) 버전을 냅니다.
오늘의 실크 포터(Silk Porter)도 예외는 아니었고,
아쉽게도 현재 국내에서는 기본적인 포터 이외에
카페와 배럴 에이징 상품은 구할 수가 없습니다.
갈색 거품에 검은색에 가까운 외관을 보입니다.
탄 곡물이나 찡한 커피나, 떫은 느낌 없이
포터라는 느낌이 드는 고소하고 살짝 달면서
밀크 초컬릿과 같은 향이 나타나주었습니다.
탄산기는 살짝 있는 편이나 청량함을 주진 않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생각보다는 실키하진 않았으며,
6도 초반의 포터에서 나올 수 있는 정도의
중간(Medium)보다는 살짝 가벼운 바디가
탄산기 때문에 형성된 듯한 기분도 들었지만,
어찌되었건 묵직하고 부담스런 맥주는 아닙니다.
약간의 베리류와 코코아,초컬릿 등이 혼합된
단 맛이 한 모금 들이키면 입 안을 채워줬으며,
로스팅 비터나 텁텁하고 떫은 맛 없이
후반부는 곡물의 고소함 정도로 마무리됩니다.
설명 할게 많지 않을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매우 정석적인 느낌의 포터로 화려하기보다는
있어줘야할 맛만 딱 나와주는 제품이었네요.
개인적으로 실크(Silk)라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려웠으나,
질 좋은 포터냐는 질문에는 Yes 라고 대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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