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별 맥주들/미국

Knee Deep Simtra (니 딥 심트라) - 11.2%

by 살찐돼지 2023. 10. 23.

 

다양한 맥주 양조장의 상품들을 마시다보면

사람이라서 자연스럽게 각각의 맥주 양조장들의

이미지가 각인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미국의 Knee Deep 이라는 양조장에 관해서는

일단 디자인의 센스가 양키센스가 깔려있는 것과 더불어

 

뭔가 극단적인 맥주들을 많이 만드는 곳으로 생각되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블로그에 시음기를 올린 Knee Depp 맥주들은

무난한 것으로만 올려서 그렇지 괴팍한 것들이 많은 곳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니 딥(Knee Deep) 양조장의 맥주들 -

Knee Deep N/E Auburn Pale Ale (니 딥 노스이스트 오번 페일 에일) - 4.5% - 2017.07.08

Knee Deep Tahoe Deep (니 딥 타호 딥) - 8.5% - 2017.10.11

Knee Deep Stoutello (니 딥 스타우텔로) - 6.0% - 2018.06.16

Knee Deep Breaking Bud (니 딥 브레이킹 버드) - 6.5% - 2023.06.10

 

 

오늘 시음하는 심트라(Simtra)는 트리플 IPA 에 해당하는 맥주로

알코올 도수가 11.25% 에 이르는 매우 강한 제품입니다.

 

사실 Knee Deep 이라는 양조장은 Triple IPA 도 모자라서,

Quad IPA 라는 더 강하고 도수가 높은 IPA 도 만드는 곳이라

이번 리뷰의 주인공 Simtra 가 엄청 튀게 보이진 않습니다.

 

아무튼 Simtra 라는 이름에서 평소 홈브루잉으로 맥주를 만들고,

직접 맥주 레시피도 작성하는 분들이라면 금새 눈치챘을텐데,

 

미국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에서 IPA 를 만들때 많이 사용하는

Simcoe 라는 품종과 Citra 라는 품종의 홉을 사용한 제품입니다.

Simcoe + Citra 홉이라 합쳐서 Simtra 라는 이름이 된 것이죠.

 

 

Hazy 타입이 아닌 아메리칸 IPA 가 일반적으로 띄는

깊은 금색에서 주황색에 가까운 색상을 발하였습니다.

 

Simcoe 홉이 만들어내는 Catty 한 향이 먼저 나왔고

약간 블랙커런트스러우면서 Citra 홉이 생성해내는

패션푸르츠나 리치와 같은 과일 향도 뚜렷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풀이나 잎사귀 같은 향도 있었네요.

 

탄산감은 무난해서 많지도 적지도 않게 왔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11.2% 라는 알코올 도수에 비해

상당히 가벼운 편이라 생각보다 마시기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4% 짜리 라거 맥주에 견줄만한 건 아니지만

무겁다고 마시기 어려운 맥주 성질과는 거리가 있네요.

 

맥아적인 단맛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으며 깊은 금색 맥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시럽이나 밝은 과일잼 느낌만 살짝 있습니다.

 

Triple IPA 라 알코올 도수는 높일 수 있으면서 맥주 자체는

깔끔하고 개운하게(Dry) 뽑아낼 수 있도록 맥아가 아닌

당류를 사용한 결과가 단맛이나 성질에게 작용했을 것 같네요.

 

어쨌든 11.2% 에서 가볍고 간결해진 베이스를 지녔기에

홉의 맛은 조금 더 직접적으로 전달받을 수 있었는데,

 

향에서 언급한 Simcoe 의 Catty (고양이 오줌)과 같은 맛과

약간의 풀, 흙, 붉은 과실의 맛들이 머릿속에 의식되며 나타났고,

 

Citra 가 만들어내는 약간의 후르츠 칵테일과 유사한

상큼한 과일 느낌이 위의 묘사한 것과 겹쳐져서 왔습니다.

 

홉에서 기인하는 쓴맛수치인 IBU 는 131이라

인간이 느끼는 한계치에 도달한 맥주 쓴맛 수치이나

 

내가 느끼는 미각이 이미 갈때 까지 간 탓고 있겠지만

생각보다는 쓴맛에 주위가 분산되지는 않는 맥주였습니다.

 

Hazy IPA 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이전 미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서

Simcoe, Citra 라는 비교적 신식 홉들을 사용하여 West Coast Triple IPA 를

2010년대 초중반에 만들어내던 시기가 있었는데, 거기에 해당하는 맥주로

 

옛날 입맛에 가까운 개인적인 취향에 알맞은 Triple IPA 였다 밝히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