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은 더운 여름날에는 뭐니뭐니해도 시원하고 청량한
(페일)라거가 최고지!' 라는 말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지만
미국 하와이에 본부를 둔 코나(Kona) 양조장
사람들에게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골든(Golden) 혹은 블론드(Blonde)에일 맥주 스타일에 속하는
코나 양조장의 빅 웨이브(Big Wave)는 하와이의 해변가에서
일과를 마친 후 가볍게 즐기는 맥주로 의도된 맥주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코나(Kona) 양조장의 맥주들 -
Kona Pipeline Porter (코나 파이프라인 포터) - 5.3% - 2012.12.28
Kona Wailua Wheat (코나 와일루아 위트) - 5.4% - 2014.03.26
더운 여름날 일과를 마치고 마시는 맥주로는 라거가 떠오르지만
빅 웨이브가 속한 골든(블론드)에일은 라거형 에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골든 에일은 가급적 효모 특징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발효되는 효모를 사용하고
골든 에일 답게 진한 단 맛과 색을 낼 수 있는 카라멜 맥아의 비율을 줄이며,
홉의 쓴 맛 보다는 향이나 고유 맛에 중점을 두어 높은 IBU 에 닿지 않으면서
알코올 도수는 페일 라거나 필스너 등과 일치하는 4%-5% 대를 기록합니다.
크래프트 맥주를 즐기는 극단적 매니아들이나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층들에게는 라거같은 에일인 골든(블론드)에일 류가 와닿지 않지만,
크래프트 맥주 초심자들을 끌어당기는 기능의 맥주로는
코나 빅 웨이브 같은 골든 에일이 가장 적격일 겁니다.
탁한 기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맑은 편은 아니지만
바이스비어처럼 탁한 것도 전혀 아닌 적당한 수준에
따를 시 거품이 풍성하게 형성된다는 느낌은 없으나
거품의 유지력이 나쁜 편은 아니었습니다.
빅 웨이브(Big Wave)의 향은 상당히 감미롭습니다.
IPA 의 폭발적인 홉의 열대 과일이나 풀의 향이 아닌
절제된 과일 향이 풍기는데 망고나 구아바스럽습니다.
향이 섬세한지라 코에 자극을 전혀 주지 않기때문에
후각적으로는 매우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네요.
탄산감은 톡 쏘는 청량감을 주진 않았습니다만
가벼운 무게감과 끈덕지지 않는 연한 질감으로
왠만한 페일 라거 뺨치는 탁월한 음용성을 갖추었습니다.
오렌지 잼이나 꿀 등의 밝은 카라멜 맥아류에서 나오는
단 맛도 사실상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맛 보았으며,
맥아의 역할은 사실상 최소화되어 가볍고 담백함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된 것 같았습니다.
홉(Hop)은 열대 과일이나 패션 푸르츠 등의 매력적인
향과 맛에만 치중되었고 IBU 를 올리는데 일조하지 않아
홉의 거칠거나 씁쓸한 맛의 부담을 완전히 제거했습니다.
밝고 가벼운 골든 에일의 컨셉을 제대로 실현시킨
코나의 빅 웨이브(Big Wave)로 맛 또한 심심하거나
무매력적이지도 않은 터라 이 계절에 분명 사랑받을 맥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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