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서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Gvarv 라는 곳에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Lindheim 이 있습니다.
2013년 설립되었으며 발효조가 6개인데 모두 3,000L 를
넘지 않는 것을 본다면 규모가 작은 양조장임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 신생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과 비슷한 사이즈입니다.
유럽과 미국에서 들여온 와인, 버번, 럼 배럴들을 이용하여
Wild Beer 를 비롯한 배럴 에이징 맥주와 사이더 등을 만듭니다.
오늘 시음하는 맥주는 Farmhouse Ale Saison 으로
살짝 '역전 앞' 과 같은 뉘앙스의 이름 같긴 합니다.
벨기에 세종의 전형을 따르되 미국 홉으로 맛을 냈는데,
Untapped 에선 치눅(Chinook)과 윌라멧(Willamette)이라 합니다.
두 홉 모두 크래프트 맥주 계에서 예전에 많이 쓰이던 홉으로
솔이나 흙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윌라멧은 개인적으로
영국의 대표 홉인 Fuggle 과 유사한 미국 홉이라 보니까요.
블로그에 시음기를 올리는 노르웨이의 린드하임의
첫 맥주로는 나름 가장 무난할 것 같은 것으로 골랐습니다.
살짝 탁한 구리색, 호박(Amber)색에 가까워보입니다.
홉에서 나오는 솔과 약간의 감귤, 풀 느낌이 있고
효모에서 나오는 후추나 약간의 사과 같은 향에
맥아에서 나오는 고소한 곡물 도우 향도 강합니다.
탄산기는 보통으로 많지도 적지도 않게 옵니다.
질감이나 무게감은 중간에서 살짝 가벼운 쪽으로
여름에 마신다고해도 무리없이 들이킬 수 있을겁니다.
맥아적인 단 맛은 약간의 꿀이나 붉은 과일 시럽 같으며,
초반에 살짝 드러나날 뿐 맥주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네요.
홉에서 오는 약한 과일 풍미는 효모의 과일 발효 맛과
겹쳐져서 등장하는데 사과나 귤 느낌이었습니다.
홉의 씁쓸함은 거의 없었기에 여운을 주진 않았지만
그 대신에 중후반부터 맥주 맛을 지배한다보는 것은
구수한 곡물로 식빵 테두리나 도우, 크래커 등입니다.
이 때문에 뭔가 토속적이고 비정제된 느낌을 많이 받았고
Sour 나 Brett 쪽의 향미는 없기에 더 그랬습니다.
아마 저에게는 구수한 세종으로 이미지가 남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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