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날리며 벚꽃잎이 흩날리는 계절이 찾아왔기에,
아름다운 봄에 어울릴 만한 맥주를 하나 준비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수입되어 매니아층의 지지를 받고있는
독일의 밀맥주(Weissebier) 전문 브랜드 슈나이더(Scheider)로
오늘 시음하는 제품은 '슈나이더 바이세 탭 X 마인 넬슨 소빈' 입니다.
슈나이더는 Tap 1, Tap 5 등으로 각 맥주마다 번호를 붙여 구분하는데
항상 출시되는 상시맥주들에는 Tap 뒤에 숫자를 매기고 있으며,
'마인 넬슨 소빈' 과 같은 한정판 맥주는 Tap X 라고 부르고있죠.
Tap X 의 칭호를 받는 슈나이더 바이세의 스페셜 맥주는 현재
'마인 넬슨 소빈'과 최근 출시된 좀머(여름) 바이세 두 종류네요.
- 블로그에 리뷰된 슈나이더 바이세(Schneider Weisse)의 맥주들 -
Schneider Aventinus Bock (슈나이더바이스 아벤티누스 복비어) - 8.2% - 2009.06.28
Schneider Weisse Original(슈나이더 바이스 오리지날) - 5.4% - 2009.07.03
Schneider Aventinus Weizen Eisbock (슈나이더 아벤티누스 바이젠 아이스복) - 12.0% - 2010.10.29
Schneider Meine Hopfenweisse (슈나이더 마이네 호펜바이세, tap 5) - 8.2% - 2011.07.11
Schneider Mein Kristall Weisse (슈나이더 마인 크리스탈 바이세) - 5.3% - 2011.07.23
Schneider Meine Blonde Weisse (슈나이더 마이네 블론데 바이세) - 5.2% - 2011.10.13
Tap X 마인 넬슨 소빈(Tap X Mein Nelson Sauvin)은 2011년 9월
전 세계의 미식가들과 맥주 매니아들을 위해 처음 출시된 한정판 맥주로
본래는 네덜란드의 ABT Cafe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넬슨 소빈(Nelson Sauvin)이라는 이름 속의 단어에서 알 수 있듯
그 맛이 화이트 와인의 Sauvignon Blanc 과 흡사하다하여
명명된 뉴질랜드 산 '넬슨 소빈' 홉이 주인공 홉으로 사용되었군요.
넬슨 소빈 홉과 바이스비어의 조합은 예전에 리뷰했었던
'캄바 넬슨 바이세(Camba Nelson Weisse)' 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슈나이더 Tap X 는 '캄바' 와는 다르게 일반 바이스비어가 아닌
강화된 밀맥주인 바이젠 복(Weizenbock)을 바탕으로 합니다.
메인 효모는 슈나이더 고유의 바이젠 효모를 사용하였지만
병 속 발효를 유도하는 2차 효모로는 벨기에 에일 효모가 투입되었죠.
오늘 소개하는 제품은 2012년 9월의 Limited Edition 으로
작년에도 만들어진 것을 보니 올해 9월에도 역시 생산되려나 봅니다~
어느정도 탁한 바탕에 구리색을 띄는게 확인되었고
밀맥주 답게 거품 생성력은 우수하며 끝임없이 올라오는
탄산기포가 좋은 거품 유지력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향이 주목해볼 만한 대목인데, 장악력이라면 둘 째라면 서러운
바이젠 효모와 넬슨 소빈(Nelson Sauvin) 홉이 만났으니 흥미진진한데,
코를 가져다대면 먼저 와닿는 향은 넬슨 소빈 홉 특유의 백포도주,
구즈베리, 키위, 약간의 풀 향 등이 쏘는 듯이 다가왔습니다.
점점 넬슨 소빈 홉의 향의 자극에 적응해가면 바이젠 효모의
클로브/바나나/바닐라 등의 향들이 강한 존재감을 뽐내고있었죠.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페놀' 이라 불리는 약품의 향도 감지됩니다.
넬슨소빈이 상승하는 향이라면 바이젠 효모는 기초를 다지는 느낌입니다.
벨기에 효모가 병 속에서 묵어있던 맥주인 만큼 탄산감은
바이젠 복(Weizenbock)이라는 기본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산뜻한 청량감을 어느정도는 선사해주었습니다.
질감은 부드럽고 진득, 크리미한 면모를 선사하고 있었고
무게감도 묵직함을 갖추어 풍부한 느낌을 전달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고 활기차고 명랑했습니다.
맛은 쉽게 설명하면 넬슨 소빈(Nelson Sauvin) + 바이젠 복에서
기대할 수 있는 맛 들의 총 출동이라고 설명하면 편할 것 같은데,
바이젠 복(Weizenbock)에서 비롯하는 바나나/바닐라/페놀,
그리고 넬슨 소빈의 홉 맛과 약간은 맞물리는 버블껌(Bubble Gum)이 있고,
넬슨 소빈(Nelson Sauvin)에서는 화이트 와인, 포도, 키위,
구즈베리 등등의 화사하고 새콤한 홉 고유의 맛이 등장합니다.
다만 문제는 이러한 맛의 조합들이 초반에는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오지만
750ml 라는 대용량의 맥주를 홀로 마시다보면 절반쯤 마셨을 때,
이미 그 맛에 적응해버려 넬슨 소빈이든 바이젠 복이든 감각이 무뎌지는데..
이 때 그리 긍정적이지않은 페놀(약품스러운 맛)이 찾아오며
떫거나 싸한 곡물의 맛 등이 후반부에 이차적으로 강하게 남습니다.
마치 그 곡물의 맛은 호밀(Rye,Roggen)을 연상케하더군요.
입 맛을 다시면 거칠고 쿰쿰한 맛이 남기에 초반의 넬슨 소빈과
바이젠이 열심히 꾸려놓은 화사함, 상큼함, 달달함 등을 무색하게 만드네요.
향에서도 언급했듯 시간이 지날수록 페놀(Phenol) 풍미가 강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제가 찾은 결론은 750ml Tap X Mein Nelson Sauvin 은
혼자서 다 처리하지 마시고, 2명 이상의 주변사람들과 나누어 마시길 권합니다.
아직 '넬슨 소빈' 홉과 바이젠복의 특징에 단련이 되지 않은 분이라면
750ml 를 혼자 다 마실 때 일차적인 맛에 적응하기도 전에 끝날 수도 있겠네요.
결과가 어쨌든 매우 재미있는 스토리와 해석이 가능한 맥주이니
국내에는 없지만 혹시라도 기회가 되신다면 드셔보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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