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슨 음료수를 리뷰하는 날이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 문화의 중심지 뉴욕(New York)에서 날라온
식스포인트(Sixpoint) 양조장은 퀄리티있는 맥주와 별개로
그들만의 고유한 캔 맥주 용기와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최근 국내에 진출한 식스포인트는 '오스카 블루스' 양조장처럼
드래프트 맥주를 제외한 모든 맥주를 캔으로 출시하는 곳으로
330ml 의 키작은 캔이 아닌 길쭉하고 날씬한 음료수 캔을 다룹니다.
대용량 캔으로는 우리에게 익숙한 크고 뚱뚱한 캔도 사용하고 있네요.
이번에 시음하는 맥주는 뱅갈리(Bengali)라는 맥주로
예전 이름은 뱅갈리 타이거, 즉 '뱅골 호랑이' 였습니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이나 맥주 스타일과 네이밍 습성에 정통하다면
벌써 눈치챘을텐데, 뱅갈리는 인디아 페일 에일(India Pale Ale)로
이는 영국에서 인도로 보내던 홉 많이 넣은 에일에서 기인합니다.
미국 출신의 식스포인트(Sixpoint)이기에 미국적인 IPA 를
다룰 것 같았지만, 사실 뱅갈리는 영국적인 IPA 를 지향합니다.
미국 동부쪽의 IPA 양조 습성에서 대체로 보이는
홉의 쓴 맛과 맥아적인 단 맛과 기운의 균형을 도모하였고,
홉은 영국의 대표 홉인 켄트 골딩(Kent Golding)을 주로 쓰며
이 홉을 가지고 드라이 홉핑(Dry Hopping)까지 감행했다 합니다.
# 드라이 홉핑 : 발효 or 숙성중의 맥주에 홉을 집어넣어 향을 배가시키는 작업
맥주는 상당히 맑습니다. 잔 반대편 면에 새겨진 로고가 보이네요.
색상은 황토색, 녹색, 짙은 금색 등으로 확인되었고
거품 입자는 다소 성긴 형태이나 유지는 준수한 편입니다.
은은한 솔(Pine)이나 송진(Resin), 약간의 감귤류 내가 있고
카라멜이나 오렌지 시럽 등의 단 내가 풍겼습니다.
탄산은 그리 많지 않았고 입에 닿는 질감-무게감은
중간 수준(Medium Body)로 적당한 안정감과
부드러운 느낌을 갖춘 맥주라고 보았습니다.
일단 IPA 에서 가장 중요한 홉(Hop)의 맛은 통통 튀거나
펑키(Funky)하게 튀는 쪽으로 드러나진 않았습니다.
대체로 차분하고 다소곳한 인상으로 오렌지나 솔 등이 있네요.
이에 더불어 단 맛도 과하지 않게 물리지 않을 정도로
홉의 맛에 밸런스를 맞추었고 이후 언제그랬냐는 듯이
단 맛은 사라져 개운하고 깨끗한 맛으로 향합니다.
후반부에 남는 쓴 맛의 여운이나 단 맛의 질척임도 없어
상당히 정갈하다는 이미지의 IPA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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