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소리(Sori)는 2015년 쯤 설립된 신생으로,
매년 Anniversary 라는 개념으로 한정판
발리와인 맥주를 내놓고 있습니다.
오늘 시음하는 맥주는 2019년 버전으로
첫 시작이 2017년이니 세 번째 한정판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소리(Sori) 양조장의 맥주 -
Sori Brewing Lost Room (소리 브루잉 로스트 룸) - 11.5% - 2020.05.11
컨셉은 미국식 고도수 에일인 Barley Wine 을 만든 후
Cognac 배럴에 약 일년 동안 숙성시킴으로 완성합니다.
발리 와인 + 꼬냑 배럴 숙성이라는 설정은
2017년부터 올해 2020년 신 버전까지 이어져오며,
배럴의 상태에 따라 약간씩 알콜 도수가 달라지긴하나
그래도 11도 초반에서 중반 안에서 매년 기록합니다.
다른 양조장 같았으면 이런 컨셉의 맥주와 알콜 도수가
독보적이며 특이하게 다가왔겠지만, 소리 브루잉에서
취급하는 맥주들의 상당수가 도수 10%는 넘어가며,
컨셉이나 재료 등 난해한 것들이 많아 되려 무난해보입니다.
색상은 검은 색은 아닌 어두운 갈색에 가깝습니다.
포도류의 향과 나무 향이 적절히 배합하여 있으며,
카라멜이나 토피류의 맥아 단 맛 또한 겹쳐집니다.
전체적으로 농익은 과일 + 단 내 + 나무 향 조합입니다.
잔에 거칠게 따라도 거품이 올라오지 않는 걸로 짐작했는데,
역시 탄산 포화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 평탄하게 마실 수 있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기본이 Barley Wine 이니 중간 이상은 갑니다.
매끄럽고 육중하지만 찰지고 끈적함 근처까지만 가는 수준이라
마실 때 질척인다는 느낌으로 인해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맥아에서 나오는 단 맛인 카라멜, 토피, 당밀 등등이
적당하게 자리잡았고, 거기에 자주빛에서 붉은 과실류의
풍미는 꼬냑과 맥아가 만들어내는 맛이라고 생각됩니다.
더불어 나무에서 오는 알싸함도 감초같은 역할을 하며,
쓴 맛은 거의 없고 홉의 맛 또한 그리 느끼진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보다는 영국 발리 와인에 가깝다 봤습니다.
알코올 맛이 강하진 않아도 마시고 나서 싸한 느낌은
중후반 이후에 한 번 정도 접할 수 있지만 감내할 수준이며,
마시고 나면 나무에서 오는 향긋함이 남아줘서 배럴 숙성의
향미를 그윽하게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맥주 자체가 자극적이지 않고 안정적이고 차분한 면이 있으며,
특별히 흠 잡을 것 없었습니다. 배럴 에이징이긴 하지만
발리 와인이 흔한 타입은 아니니 마셔볼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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