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던 티어(Southern Tier) 양조장은 미국 뉴욕주에
소재한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으로, 양조장의 명칭은
뉴욕주에서 그 하단부의 펜실베니아 주와 맞닿아 있는
직선으로 된 경계가 있는데 이를 Southern Tier 라 부르고,
양조장이 이곳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명명되었습니다.
2002년에 설립된 크래프트 맥주를 다루는 양조장으로
현재 국내에 들어와있지 않고 국내에 들어온 적도 없지만
크래프트 맥주를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양조장의 이름은 들어봤을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던 티어(Southern Tier) 의 대표적인 상품을 꼽으라면
2X 로 시작되는 IPA 류라던가, 펌킨 에일 등등이 될 텐데,
오늘 시음하는 '올드 맨 윈터' 는 윈터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겨울 시즈널로 11~12월에 한정출시되는 맥주입니다.
특별히 어떤 맥주 스타일인지 정해져있지 않은 밤색의 맥주로,
토스트, 베이킹브래드, 토피, 카라멜 등으로 풍미가 묘사되며,
솔이나 송진 느낌이 다분한 미국식 Piney 홉을 사용하여 맛을 낸,
아메리칸 엠버와 아메리칸 브라운 사이에 있는 윈터 에일 같습니다.
적당히 탁한 기운이 도는 갈색계열의 색을 발했습니다.
먼저 코에 닿는 향들은 토스트, 식빵 테두리 등에
토피나 카라멜이 은은하게 덮여진 고소함과 단내가 있고,
찌르는 듯한 홉의 향은 없고 미약한 흙, 풀 등의 홉 향이 옵니다.
탄산기는 적은 편으로 경쾌함과는 컨셉상 애당초 거리가 있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중간에서 무거움으로 향하는 가운데 있습니다.
특별히 마시면서 부담스럽게 육중하다는 느낌은 없었네요.
맛에 있어서 예상보다는 맥아적인 단맛은 절제된 편입니다.
그래도 아예 없지는 않아서 토피, 카라멜과 같은 단맛에
고소한 곡물빵이나 그레이엄크래커와 같은 맛들이 나오며,
단맛의 양상은 검붉은 과일계통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향에 비해서는 맛의 파트에서 홉의 존재감이 있는 편으로
솔이나 송진, 흙과 같은 느낌의 맛들이 은근한 쓴맛과 함께
맛의 진행 중후반부터 찾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느낀 맛의 포인트라 할 수 있는데,
만약 홉의 맛이 없었다면 일반적인 아메리칸 브라운 에일과 같은
맛에서 크게 달라지는 부분이 없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끝에 쳐주는 홉의 맛들이 있었기 때문에 뭔가 더 양념이 된 것 같은
미국식 윈터 에일의 속성이 빛을 발하지 않았을까라는 주관적 판단을 하게 되네요.
아무튼 결론만 놓고 말하면 현재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서 인기있을 법한
조합을 가진 맥주와는 매우 거리가 멉니다. 브라운 속성 + 미국 올드 스쿨 홉이라.
그렇지만 유행을 타지 않은 맥주라 더 귀해지는 역설적인 현 시장에서
개인적인 맥주 제작에 있어 여러 영감을 준 맥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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