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흐비어(Rauchbier), 영어로는 Smoked Beer 라 불리는
독일 밤베르크(Bamberg)의 명물 맥주는 다양한 맥주에
평소 관심이 많으셨던 분이시라면 들어보셨을 맥주일겁니다.
밤베르크 출신의 라우흐비어(Rauchbier)들 가운데서
가장 널리 보급되어 유명한 브랜드는 슐렌케를라(Schlenkerla)지만
실제로 밤베르크에는 라우흐비어(Rauchbier)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양조장들이 여럿 더 존재합니다. 오늘 소개하려는
슈페치알(Spezial)도 역시 밤베르크 라우흐비어 대표 양조장이죠
슈페치알의 역사와 명성은 슐렌케를라에 뒤지지 않습니다.
두 곳은 여러세기에 걸쳐 같은 자리에서 라우흐비어를 양조해왔으며,
라우흐비어 특유의 훈연 풍미를 내는 Beechwood 에 태운
맥아를 직접 제조하여 맥주에 사용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슈페지알(Spezial)의 맥주 목록들을 훑어보면
메르첸(Märzen), 바이스비어(Weissbier), 복(Bock),
Ungespundet 라는 켈러비어를 기반으로 한 맥주 등이 있고,
마지막으로 오늘 제가 시음하게될 라우흐비어 라거까지 5종입니다.
유일하게 Ungespundet 가 훈연맥아가 포함되지 않은 맥주라고 합니다.
슐렌케를라는 메르첸(Märzen)이 기반의 라우흐비어가
사실상 그들의 오리지날 라우흐비어라고 말할 수 있는 반면에
슈페치알(Spezial)은 메르첸과 라거(Lager)가 구분되어 있네요.
슈페치알 라거(Lager)가 페일 라거일지, 필스너, 헬레스들 중에
어느 쪽에 속하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중요한것은 바이젠과 같이
효모의 특성이 아주 강하여 훈연맥아와 대비되는 맛을 가지지 않는다면,
페일 라거든 필스너든 헬레스든간에 훈연맥아를 만나는 순간
맥주 안에서의 영향력을 훈연맥아에게 내어 주기때문에
'슈페치알 라거' 의 바탕을 꼭 밝혀내야 할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라우흐비어(Rauchbier), 훈연 맥주라는 별칭을 듣는다면
색상은 왠지 검은색이어야 할 것 같은 상상을 해보지만
슈페치알 라우흐비어 라거가 띄고 있는 색상은
붉은 빛이 감도는 황토색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향에서는 분명히 감지되는 훈연향이 코에 와닿았는데
마치 참나무에 훈연시킨 바비큐를 마주한 기분입니다.
훈연향이 워낙 압도적이라 다른 향들은 특별히 찾을 수 없었네요.
라거(Lager)라는 이름답게 탄산감이 마시는 즉시 전달되고
훈연 향에서 주는 위압감(?)과는 다르게 질감과 무게감은
영락없는 4.7%의 라거맥주들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시기 상당히 편하며 훈연맥주와 이미지가 반대인
일종의 청량함(Refreshing)도 마시는이에게 부여했고,
살짝만 힘을 준 무게감이있어 너무 연하게 다가오지도 않네요.
맛은 Beechwood Smoked Malt 에서 나오는 훈연 맛이
전체 맥주의 맛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더불어 약간의 단 맥아의 맛이 초반에 감돌기는하지만
탄산감과 깨끗하게 흘러가는 맛의 흐름 등으로 큰 존재감은 없습니다.
반면 훈연 맥아의 베이컨, 바비큐 등으로 비유될 만한 맛에
홉의 풍미는 완전히 지워지지 않고 미력하나마 맥주 맛에 기여하는데,
약간의 꽃과 같은 아름다운 맛으로서 지나치게 맥주가
훈연 맛이라는 거친 쪽으로 진행되는 것을 저지하려는 듯 합니다.
밤베르크의 라우흐비어(Rauchbier)는 페일 라거, 필스너와 같은
대중적이고 평이한 맥주들만 즐기던 사람들에게는
어렵고 부담스러운 특징을 가진 것이 현실인데,
'슈페치알(Spezial)의 라우흐비어 라거' 는 그런 사람들에게
'라후흐비어의 이해' 라는 입문서적인 성향으로 무장되어
거부감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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