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함께할 연인은 없지만 함께할 맥주는 있습니다.
산타 모자를 쓴 수도승이 인상적인 세인트 버나두스 크리스마스 에일은
매년 Bernardus 에서 생산하는 겨울-크리스마스 기간 한정 맥주로
국내에서도 시기 적절하게 즐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맥주 중 하나입니다.
알코올 도수는 10.0% 로 크리스마스 맥주가 본래 겨울에 몸을 데우기 위한
한 잔의 만족을 위한 윈터 워머(Winter Warmer)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보면
이느 매우 알맞은 도수이며 원래 St. Bernardus 에서 고도수의 벨기에 맥주를
전문적으로 양조하는 점을 본다면 크리스마스 에일도 기본은 해줄거라 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세인트 버나두스(St. Bernardus) 맥주들 -
St. Bernardus Abt 12 (세인트 버나두스 Abt 12) - 10.5% - 2010.12.01
St. Bernardus Wit (세인트 버나두스 위트) - 5.5% - 2012.10.28
St. Bernardus Prior 8 (세인트 버나두스 프라이어 8) - 8.0% - 2014.08.12
저는 사정상 이행하기는 어렵지만 혹시라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크리스마스가 지나서라도 세인트 버나두스 Abt.12 제품과
세인트 버나두스 크리스마스 에일을 동시에 놓고 비교시음하길 권유합니다.
홈페이지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알코올 도수도 서로가 동일하고
색생에서도 큰 괴리가 없으며 효모도 같은 종을 사용했을 텐데,
겹치는게 많음에도 크리스마스 에일이 특별한게 있으니 한정으로 나왔을겁니다.
그 특별한 점이란 여기 블로그에서 장황하게 설명하기에는 어려우니
직접 비교시음을 해보시고 크리스마스 에일의 개성을 알아보시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데릴리움 녹터눔과 데릴리움 노엘 간의 비교시음도 추천합니다.
둘 사이에서는 뚜렷하게 다른 점이 존재합니다만 그래도 재미있을 겁니다.
오밀조밀한 거품이 깊고 두텁게 형성되었습니다.
색상은 붉은 기운이 많이 도는 갈색이라고 보여지네요.
벨기에 에일 효모의 정향, 후추, 향신료의 향이 완연했으며
검붉은 건과일류인 체리, 프룬, 건포도 등의 농익은 향이 좋습니다.
장미와 같은 화사한 향기도 맴돌았고 시럽과 같은 단 향도 있네요.
벨기에 에일 고유의 보틀 컨디셔닝의 결과인지
탄산의 존재감은 10.0% 의 맥주에서는 꽤 쾌활한 편입니다.
그 덕인지 맥주의 무게감 자체는 약간 감소해서 다가왔지만
그래도 안정감있고 차분합니다. 입에 닿는 질감에서는
매끄럽고 윤기가 흐르는 양상으로 흘러갔습니다.
탄산의 기운이 조금 거슬린다면 잔을 흔들어서
탄산을 날려보낸다음 즐기시면 깊은 성질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입 안에서 먼저 퍼지는 맛은 시큼(Tart)하다고 표현 가능한
벨기에 효모 성질이었습니다. 약간 산미와 같은 느낌이 들정도죠.
이어서 카라멜이나 잘 구워진 빵의 맛이 토대를 마련해주면
그 위로 Sour 체리나 건포도 등의 새콤한 과일 맛이 날리듯 나타납니다.
새콤하고 시큼한 맛이 한 바탕 난리를 떨어준 이후에는
매우 빠르게 맥주 맛이 깨끗하고 깔끔하게 진행되었으며,
이 때 은근한 빵 맛과 숨겨진 홉의 씁쓸함이 느껴집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농익은 과일 맛으로 일관되는 쪽을 즐긴다면
이 맥주의 새콤,시큼한 맛이 다소 맞지 않다고 느껼 겨를이 있겠지만
10.0% 치고 알코올 느낌도 잘 가리워졌고 생각보다 마시기 편해서
취향과는 별개로 우수한 맥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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