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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벨기에

St. Louis Gueuze Fond Tradition (세인트 루이스 그즈 폰드 트러디션) - 5.0%

by 살찐돼지 2014. 12. 27.


야생효모를 이용한 자연발효가 이뤄진다는 벨기에의 람빅(Lambic) 맥주는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여러 갈래로 세분화 할 수 있지만 가장 큰 줄기는

가당 람빅(Sweet Lambic) / 무가당 람빅(Tradition Lambic)이라 봅니다.


람빅 특유의 산미와 야생효모가 만들어내는 쿰쿰한 헛간, 말안장 풍미 때문에

가당을 하지 않은 제품이라면 대중들에게 다가서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람빅의 본산 벨기에를 비롯해서 최근 람빅이 차근차근 소개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일반 소비자들에게 맞지 않을 Tradition Lambic 보다는

가당 람빅(Sweet Lambic)을 적극적으로 수입하고 홍보하는 상황입니다.


가당 람빅의 시큼한 주스와 같은 풍미와 낮은 도수는 알콜팝 음료와 같아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맥주 자체는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장점을 보유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세인트 루이스(St. Louis) 브랜드의 맥주 -

St. Louis Premium Gueuze (생 루이 프리미엄 괴즈) - 4.5% - 2013.01.10



가당 람빅의 명가 린데만스(Lindemans)가 최근 2년 사이에 수입되었고

수입사는 가당 람빅 뿐만아니라 일종의 모험으로 린데만스의 Tradition 람빅도 수입했습니다.


750ml 에 달하는 큰 병에 코르크 마개로 막힌 Tradition Lambic 은 할인 미적용시

신사임당님 정도 나와야 커버가 될 정도의 가격을 자랑했고 판매처도 한정적이었던터라

 오래 버티지 못하고 수입 품목에서 제외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린데만스 뀌베 르네(Tradition)의 수입 중단으로 국내에서 벨기에 Tradition 람빅의

명맥이 끊기는가 싶었더니, 벨기에의 다른 람빅 양조장(가당 람빅 위주)인

세인트 루이스(St. Louis)에서 Gueuze Fond Tradition 라는 제품을 수입했더군요.


대중이 아닌 이미 다양한 맥주에 관심이 생긴, 특히 벨기에 람빅에 흥미를 가진 사람들은 

가당 람빅보다는 Tradition 람빅 쪽에 호기심을 옮겨가게 되는게 자연스런 현상이나..

가당으로 획일화, 한정된 판매처, 높은 가격 등으로 그림의 떡과 같은 상황만 마주했을겁니다.


그런 부분을 St. Louis Gueuze Fond Tradition 가 상당부분 해소시켜 줄 텐데

일단 서울 등지의 몇몇 보틀샵(Bottle Shop)들에서 판매중이며 가격도

트래디션 람빅 치고는 저렴한 편이라(1만~1만 천) 접근하기 좋습니다.

St. Louis 에서 유일한 Tradition 람빅이 Gueuze Fond Tradition 입니다.


 St. Louis Gueuze Fond Tradition 의 타입은 이름에서 드러나듯 '괴즈' 입니다.



비여과 제품이라 탁한건 그렇다쳐도 맥주 색상에서는 매우 낯선

녹색, 황토색을 띕니다. 거품은 없습니다. 람빅에서 거품은 무의미하죠.


식초와 같은 시큼한 향이 찌르듯 나타난다기 보다는 완만한 형세였고

말 안장 가죽이나 헛간 냄새로 표현되는 꾸리꾸리함도 은근합니다.

나와야하는 향들은 있긴 한데 고약한 느낌은 들지 않고 차분한 성향입니다.


탄산은 어느정도 있지만 청량함에 목이 따가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맥주 자체의 무게는 페일 라거(Pale Lager)류에 비견될 만큼

가볍고 산뜻한 편이며 입에 딱히 걸리적 거리는 것 없이 쉽게 넘어갑니다.


처음을 장식하는 맛은 역시 Tradition 람빅 답게 시큼한 신 맛입니다.

가당 람빅에서 나올 법한 단 맛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담백(Dry)하며

신 맛과 함께 약간 나무통 풍미, 젖은 가죽 등등의 퀴퀴함이 등장했습니다.


신 맛이 입 안에서 어느정도 가시고 나면 일종의 여운과 같은 맛으로

매우 고소한 맛이 입에 남습니다. 밀(Wheat)과 유사하다고 보여지는 풍미였고,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 덕분에 산미의 여운이 찌릿찌릿하게 남는걸 해소한 것 같네요.


산미의 강도 자체는 플랜더스 레드 에일인 자코뱅(Jacobin)에 비하면

상당히 누그러진 형태로 미간을 찡그리게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특히 벨기에 Tradition 람빅을 많이 접해본 분들이라면, 이 분야 명작으로 꼽히는

칸티용, 3 분수, 팀머만스, 한센스 등을 경험해봤다면 Fond Tradition 에서는

약간 입문용 Tradition 람빅과 같았다는 인상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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