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에일(Ale)이나 라거(Lager) 맥주들의 공정을 살펴보면
효모로 발효시킨 맥주를 그대로 숙성 후 포장하여 출고되는 반면에,
벨기에의 Sour Ale 들은 보통의 라거 에일들의 기본적인 공정과 달리
혼합/블랜딩(Blending)이라는 과정이 추가적으로 빈번히 발생합니다.
대표적으로 람빅(Lambic)과 같은 경우에서도 스트레이트 람빅을 제외하면
3년 묵은 람빅과 6개월 묵은 람빅을 섞는 일이 당연하게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람빅 맥주의 세계에서는 혼합의 비율과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람빅 양조자가 아닌 람빅 혼합자(Blender)가 따로 존재할 정도죠.
- 블로그에 리뷰된 페트루스(Petrus) 브랜드의 맥주들 -
Petrus Oud Bruin (페트루스 우트 브륀) - 5.5% - 2014.04.07
Petrus Aged Red (페트루스 에이지드 레드) - 8.5% - 2014.07.29
페트루스 에이지드 페일(Aged Pale)은 페트루스의 Sour Ale 라인업의
젖줄이자 모태가 되는 맥주입니다. 대략 20개월 이상 오크 나무 통에서
숙성을 거쳐서 완성되는 페트루스 에이지드 페일로,
페트루스가 소재한 플랜더스 지역의 Sour Ale 계열이 보통
붉은 색이나 버건디 색, 갈색 등을 간직하는 반면에
에이지드 페일은 이름처럼 밝은 색상을 지닌 제품입니다.
본래는 페트루스의 다른 Sour Ale 류를 완성시키기 위한
혼합의 베이스로 양조되었다고 알려진 맥주이지만,
혼합이 아니더라도 그 자체로도 맛이 좋다고 알려지면서
단독 제품으로도 출시된 '페트루스 에이지드 페일' 입니다.
탁한 감이 맴돕니다. 색상은 금색에서 밝은 구리색 입니다.
거품은 깊게 형성되지 않고 유지력도 그럭저럭입니다.
처음부터 바로 찾아오는 시큼한 향이 인상적이며,
레몬이나 소금 등의 향기도 전해졌습니다.
헛간이나 젖은 가죽 등등의 퀴퀴함도 등장했으며
오크 나무에서 묵은 세월의 흔적도 발견되었네요.
탄산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냥 어느정도만 있는 정도네요.
가볍고 연한 무게감과 입에닿는 질감을 갖추었습니다.
페일라거나 필스너 류에 견줄 정도로 마시기 편합니다.
맥아적인 단 맛이나 홉의 맛은 거의 없었다고 보았고,
역시 중점적으로 드러나는 맛은 산미와 나무 맛 입니다.
시큼한 산미는 미간을 아주 찡그릴 정도로 강하진 않습니다.
평소 람빅류나 플랜더스 레드 에일을 자주 접했다면
시큼한 산미 때문에 엄두를 못낼 맥주는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건초나 상한 치즈, 젖은 가죽, 등으로 표현되는
브렛(Brett)의 향미가 가득했고 더불어 오크 나무로 된
배럴의 조각을 입으로 씹는 듯한 나무 맛이 세게 나타나네요.
새콤하게 과일류의 신 맛이 나는 Sour Ale 류와는 거리가 있는
원초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페트루스 에이지드 페일' 이네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