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스(Sullivan's) 맥주 양조장은 아일랜드 출신으로,
아일랜드 남부 내륙에 위치한 Kilkenny 시에 위치했습니다.
사실 Kilkenny 는 아일랜드의 도시 이름이기도 하지만,
유명한 아이리시 레드에일 맥주 브랜드 명이기도 한데 ,
오늘 시음하는 맥주는 해당 맥주브랜드와는 관계 없습니다.
아무튼 링크된 킬케니 아이리시 레드 맥주든, 이번 주인공
Sullivan's Malting Irish Ale 모두 현재 국내 수입되지 않습니다.
1703년 맥아 제조로 시작했다가 양조장으로 사업을 넓힌
설리번 가문이 운영하던 Sullivan's Brewing Company 는
1900년대 초에 양조장의 문을 닫고 100여년간 운영되지 않다가
2016년에 Kilkenny 시의 전통 맥주문화를 살리고자 하는 노력으로
다시 부활하여 전통적인 아일랜드의 맥주들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특히 오늘의 Malting Irish Ale 는 1700년대부터 만들어지던 맥주로,
붉은 빛을 띄는 정통 Irish Red Ale 스타일을 지향하는 제품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수입되는 맥주든 국내 수제맥주 업체 제작이든
Irish Red Ale 이라는 스타일은 없는 것으로 알고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정말 오랜만에 다시 접하는 스타일인데,
타지역에서 모방하면서 만든 제품도 아니고
아일랜드 출신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의 제품이라서
더더욱 마시기 전에 기대감이 생길 수 밖에 없네요.
색상은 적색보다는 더 어두운 고동색에 가깝습니다.
잘 구워진 빵이나 그레이엄 크래커류와 같은 고소함이
가장 먼저 드러나며 약간의 꽃과 같은 향도 동반됩니다.
살짝 밀크 비스킷과 같은 달콤한 향도 있었는데,
요즘 맥주들에서는 맡기 힘든 향이라 꽤 신선했습니다.
탄산기는 많지 않고 살짝 무딘편에 가까웠으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가벼움에서 중간으로 향하지만
적당한 부드러움에 마시기 편한 가벼움을 갖췄네요.
맥아적인 단맛은 과하지 않게 드러나는 편입니다.
초콜릿을 바르지 않은 다이제와 같은 맛이 살짝 있고,
뒤이어 오는 단맛은 누가나 카라멜스러움도 있습니다.
다만 단맛이 끈덕지게 남지는 않고 나왔다 사라지며,
뒤이어 등장하는 고소한 곡물비스킷, 빵과 같은 느낌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고 마시고 나서도 여운을 남깁니다.
홉의 쓴맛은 없지만 적당한 풀, 꽃과 같은 맛을 남기며,
고소함과 함께 중반에 살짝 퍼지다가 사라지는 양상입니다.
확실히 맥아적 성향(Malty)에 힘을 많이 준 맥주이며,
브라운에일이나 스타우트 쪽과는 다른 양상의 맛으로,
오늘의 제품이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에서 나온 Irish Red 라
다소 맹하거나 질소로 풍미가 뭉개진 제품들과는 다르게
5.0% 라는 알코올 도수 내에서 나름 Full-Flavor 를 내었습니다.
요즘 맥주시장에서 맥아적 성향이 강하다는 맥주들은
과하게 도수가 높아지거나 풍미가 진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오늘 시음한 Sullivan's Malting Irish Ale 는 그렇지 않으면서
레드-브라운계에서 나올 수 있는 맥아맛으로 꽉 차있었기에
개인적으로 이상적인 Irish Red Ale 의 맛을 보여주었다 봅니다.
스타일의 희소성이나 퀄리티, 오리지널리티 등등등에서
상당히 인상깊고 감명깊었던 맥주였습니다.
올해 마신 맥주 중에 최고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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