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룬 운트 탁시스(Thurn und Taxis)는 독일 바이에른 주의
레겐스부르크(Regensburg)에서 만들어지는 맥주입니다.
Thurn und Taxis 라는 이름은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신성로마제국과 서유럽에서 신속한 우편업무로 성과를 거둬
1624년에 귀족이 된 이탈리아 출신 가문의 명칭입니다.
1695년에는 신성로마제국 황제로부터 Princely 의 칭호를 수여받았고
19세기 초 레겐스부르크(Regensburg)에 정착한 이후
여러 성과 양조장을 건설하고 맥주를 생산했다고 합니다.
Thurn und Taxis 은 유럽을 무대로 우편 발송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보드게임의 이름으로도 유명하지요~
Thurn und Taxis 은 독일 뮌헨의 파울라너(Paulaner)에
인수되어 현재 그곳에 소속되어있는 양조장으로,
필스너, 헬레스, 둔켈, 바이스비어(헤페,둔켈), 츠비클 등의
기본적인 바이에른식 스타일의 맥주들을 생산하는 양조장입니다.
오늘 제가 시음을 위해 선택한 맥주는 Roggen, 즉 호밀 맥주로
일반적인 독일의 맥주 가게에서는 찾기 힘든 스타일의 맥주죠.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접하는 바이에른 출신의 로겐비어로서
(저의 리뷰가 840개가 되가는 시점에서 처음이면 정말 유니크한거죠)
그 동안 호밀(Roggen)이라는 재료에 갖고 있던 맛에 관한
개념이 맞는지 틀린지 확인해 볼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색상은 마호가니라 일컫어지는 적갈색에 탁한 기운이 있고
거품의 생성력이나 유지력은 그럭저럭인 수준입니다.
향은 호밀(Roggen) 특유의 싸함(Spicy)이 감지되기는 하지만
바이젠(Weizen)효모로 짐작되는 바나나스러운 단 내와
맞물려서 찌르는 Spicy 가 아니고 무뎌진 듯한 향이었습니다.
실질적으로는 효모가 호밀에 비해서 영향력이 컸다고 보았네요.
탄산은 살짝 분포되어 아주 잠깐의 청량감만을 선사할 뿐이고
잔에 따를 때 부터 밑바닥에 닿는 느낌이 묵직했는데,
역시 호밀을 사용하면 얻는 결과인 높은 점성도(Viscosity)로
끈적끈적하고 질기기까지한 질감을 지녔고 무게감도 매우 가라앉아,
맥주가 마치 엔진 오일과 같다해도 믿을만한 수준입니다.
약한 카라멜스러운 맥아의 단 맛이 스쳐지나가는 가운데,
바이젠 효모스러운 바닐라/바나나의 풍미가 살아납니다.
일반적인 바이스비어들 보다는 효모 풍미가 약하게 다가옵니다.
워낙 점성도가 높다보니 벌컥벌컥마시기 보다는
한 모금씩 천천히 들이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호밀 고유의 싸한(Spicy) 맛이 강렬하다기보다는 은은하게 퍼졌고
바이젠 효모의 페놀스러움과 결합하면 후추(Peppery)스럽던
은근히 괜찮은 결과의 맛의 조합을 접할 수도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것 보다는 자극적인 측면에서는 덜 했던 맥주였고
의외로 맛은 생각보다 정직하고 단순한 편이라 보았지만..
매우 높은 점성과 바이젠 효모 + 호밀(Roggen)의 콤비는
다양한 맛을 보여주진 못해도 뇌리에 박힐 맛은 선사해주더군요.
아직은 더 많은 '로겐비어' 시음을 통한 개념정립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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